저격수의 세계/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인간무기’

<26>정글속의 저격수들

화이트보스 2009. 1. 26. 19:20

<26>정글속의 저격수들
미군, 대전차포 투입 일본군에 산탄 공격

태평양 전쟁 중 미 제41사단 163보병연대 1대대는 1942년 12월에서 43년 1월까지 머스켓(Musket) 방어선의 치열한 전투에서 일본군 저격수의 집요한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속출했다. 정글 속에서 일본군 특공 저격수들은 방어진지를 둘러싼 높은 야자나무 위에 숨어 정밀사격을 했다. 한 발 한 발 정확하게 미군들을 명중시켰다. 사단의 전사장교는 미군들이 직면한 암담하고 위험한 상황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겼다.

“타원형의 방어선 주위에 있는 거의 모든 나무 위에서 일본군 저격수들은 물에 흠뻑 빠져서 도주하는 좋은 미군 표적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 사거리는 200~400m 정도…. 저격수들의 핏발이 선 눈, 나뭇가지에 고정시킨 총, 그들은 선명한 조준경을 보며 방아쇠를 잡아당기고 있다. 전 대대가 그곳에서 마치 독립기념일 축제처럼 일본군의 0.25구경(6.5㎜)탄 공격을 받았다.

참호 안에 움츠린 미군들은 전우가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듣다가 결국 이마에 작은 구멍이 난 채 창백한 시체로 변한 전우를 발견하고 울부짓는다.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일이다.”정글에서 일본군 저격수의 수가 점점 증가하기 시작하자 머스켓 방어진지에 배치된 미군부대는 그들을 우선 제거해야 하는 긴급작전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됐다.

미군들은 상호 지원 배치를 하고 적을 찾아 정글 속을 수색했다. 두 명의 저격수가 전방에서 작전하면 이를 엄호하기 위해 다른 팀은 나무 위로 올라가서 정찰을 했다. 수색작전 간 제1대대는 37㎜ 대전차포 3문을 투입, 고폭탄을 사용하지 않고 캐니스터 산탄을 장전해 저격수가 은거한 나무 숲 속에 집중적으로 쏟아부었다. 이것은 나무 윗부분과 저격수 자체를 함께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탄약은 낭비했더라도 부대의 사기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태평양 전선에서 해병대의 스나이퍼들은 울창한 정글에서 스코프가 장착된 커다란 저격총을 휴대하면서 많은 곤란을 겪었다. 소총과 탄약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정글전투에서는 시계가 없기 때문에 표적 발견시 신속한 대응사격이 필요했다.미군들은 이를 위해 3인조의 저격팀을 만들었고 그중 한 명이 저격총을, 다른 한 명은 M1 카빈이나 톰슨 기관단총 같은 경량 자동화기를, 마지막 한 명은 보다 강력한 0.30구경의 M1918(BAR)을 휴대했다.

톰슨은 약 50m까지의 근거리에서 효과적이었으나 권총탄을 쏘는 탓에 정글에서 필요한 관통력이 부족했고 이 단점을 BAR로 보완했다.미군들은 때때로 영국의 보이스 0.55구경 대전차소총을 사용해 나무 위의 일본군 저격진지를 박살냈다. 그러나 일본군 저격수가 반드시 나무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 일명 ‘거미 구멍’으로 불린 은거지를 땅에 파고 숨었다.

이것은 깊고 잘 위장된 1인용 참호로 넓은 사계를 가지고 있고, 화염이 적은 6.5㎜ 저격총으로 무장한 스나이퍼가 이곳을 차지하고 있으면 미군이 발견할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미군의 대공세 작전으로 전세는 기울어졌다. 43년 1월, 일본군을 머스켓 방어선에서 격퇴시킬 때까지 일본군들의 저격술은 더 이상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들도 뉴기니와 버마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투를 수행했다. 병사들은 일본의 저격수가 결코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과 적극적인 대저격전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자 전투에서 큰 승리를 얻었다.이 전쟁 기간에 보급의 부족으로 일본군 보병부대의 전투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이에 맞춰 영국군은 뛰어난 저격전 성과를 얻게 됐다.

공식적인 보고에 의하면 2개 여단의 저격수 48명이 2주 동안 296명의 일본군을 사살할 수 있었다. 영국군은 단 두 명이 전사했고 한 명이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을 뿐이다.태평양 전쟁 중 호주군은 최고의 캥거루 사냥꾼들 중에서 병사를 선발해 훌륭한 저격수로 육성했다. 호주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캥거루 사냥꾼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밀한 사격을 해야 했는데, 급소를 정확히 맞히지 못할 경우 값비싼 가죽이 손상되기 때문이었다.

급소에 정확한 사격을 가하면 캥거루가 즉시 죽고 주위가 조용하지만, 만약 상처를 입고 날뛰면 나머지 캥거루 무리들이 모두 도망쳤다.호주군 스나이퍼들은 무거운 0.303인치 총을 사용한 많은 경험을 갖고 있었고, 그들은 일본군 표적에게 조용히 접근하는 사냥술을 발휘했다. 사냥꾼에서 일약 군대의 저격수로 뽑힌 한 병사는 티모르 섬에서 47명의 일본군을 사살하는 기록을 세웠다.

티모르 섬의 용감한 호주군 독립중대는 일본군에 대해 게릴라전으로 맞서며 40명의 전사자가 발생했지만, 반면 일본군은 1500명이라는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일본군 지원병력이 티모르에 상륙하지 않으면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