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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모양 같은 오수자굴, 위로 솟은 고드름 있어
눈 덮인 70리의 무주구천동 계곡 절경 빼어나
겨울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색다른 맛을 가지고 있다. 싸그락 싸그락 소리를 내는 눈밭을 걸으며 여기저기 나뭇가지에 피어난 눈꽃과 마치 시간이 정지한 듯 얼어버린 폭포수, 그 사이로 흘려내리는 수정같은 계곡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에 나오는 유리 궁전의 주인공이 된듯 산행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온통 흰색의 물결로 뒤덮은 듯한 덕유산으로 겨울산행을 떠나보자.
덕유산은 경상남고 거창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설천면의 경계에 솟아 있는 산이다. 최고봉은 향적봉(1,614m)이며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하여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덕유산 정상까지 산행하는게 목표라면 무주구천동을 지나 백련사에서 왕복하는 길이 가장 빠르나 보통 향적봉에서 중봉까지 오른 다음 오수자굴을 거쳐 백련사로 돌아오는 길이 덕유산 산행을 대표하는 코스이다.
향적봉 바로 아래 설천봉(1,510m)까지는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오른 후 오수자굴을 거쳐 백련사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계속되는 내리막길로 자칫 지루한 산행이 될 수도 있겠다.
아이들과 간단하게 겨울산행을 하고 싶다면 이 곤도라를 이용해 향적봉까지 산행하는 것도 좋을 듯.
곤도라를 이용해 설천봉에서 향적봉-백련사-무주구천동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을 소개해 볼까 한다. 곤도라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사전에 알아보고 가는게 중요하다. 탑승료(편도 6,000원, 왕복 10,000원)를 낸후 약 7분이면 설천봉에 오를수 있으며 이곳에서 고사목을 바로 볼 수 있다.
죽은 듯 죽지않은 것 같은 고사목. 바람결이 만들어 놓은듯한 고사목의 자태는 그 자체로 신비롭지만 이곳에 흰색꽃이 함께 어우러진 모양새는 참으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푸른하늘이 배경되어 흰색빛으로 빛나는 고사목은 탄성을 지르게 한다.
다양한 고사목들과 고산성 나무인 주목과 구상나무들이 한눈에 보이며 나뭇가지에 붙은 눈꽃터널이 이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대부분 평탄한 길이며 10여분 소요되고 가파른 부분에는 나무로 계단이 만들어져 있어 누구나 편이하게 오를 수 있는 산행이다.
너무나 쉽게 절경을 보아서 인지 정상부분은 평범하기만 하다. 편안한 모양새의 정상부분은 어디를 둘러보아도 산뿐이다. 조그마한 마을이 몇 개 보일뿐 무등산, 계룡산, 지리산, 마이산등의 산세가 서로 겹쳐지며 이어져 있는 모양은 덕유산이 왜 모산이라 하는지 말해주기에 충분하다.
이후 계속된 내리막길로 오수자굴까지 약 1시간동안 가게되는데 가파른 부분이 많고 또한 얼어붙은 곳이 많아 등산용 아이젠을 필히 준비해야만 한다. 오수자굴은 오수자라는 스님이 이 굴에서 득도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마치 거대한 입모양처럼 생긴 이 굴속으로 들어가 보면 바닥에 요상하게 생긴 모양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굴속에서 떨어진 물들이 만들어낸 수정같이 맑은 위로 솟은 고드름이다. 멀리서 보면 오수자 스님이 득도하기 위해 쌓아놓은 촛대모양같아 이채롭다. 오수자굴을 지나 역시 내리막길로 덕유산 산행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백련사에 이른다.
덕유산 중턱에 자리잡은 백련사는 구천동 계곡 상류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신무왕때 백련선사가 은거하던 곳에 흰 연꽃이 피어나자 짓게 된 것이라고 전해오며 무구구천동 14개 사찰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우선 지방기념물 42호인 석조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모든 번뇌를 한걸음 한걸음 발 끝으로 전달한채 오르면 특이하게도 광장을 앞에 둔 대웅전 건물이 우선 맞이한다. 대웅전을 지나면 광장이 나타나고 그 외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대웅전 좌측으로 조그마한 약수물이 있다. 거대한 바위 틈새로 졸졸졸 흐르는 이 약수물을 들이키면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시원함으로 산행의 피로를 가시게 한다.
이밖에도 고려시대 제작되었다는 삼존석불이 있고 지방기념물 102호인 정관당 부도와 지방유형문화재 43호인 매월당 부도 등이 있다.
덕유산에는 8개의 계곡이 있다. 그중 북쪽으로 무주와 무풍사이를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으로 빠져드는 설천까지의 70리 계곡인 무주구천동 계곡이 유명하다.
백련사를 막 지나서부터 좌측으로 구천동 계곡이 약 6km정도 입구까지 형성되어 있으며 옥같이 맑은 물들이 기암절벽과 함께 절경을 빚어낸다.
눈으로 뒤덮힌 계곡자락과 쉴새 없이 이어지는 얼어붙은 조그마한 폭포수. 그리고 얼어붙은 계곡물 사이로 선녀가 발을 잠깐 담근 듯한 타원형의 욕탕 모양은 지루했던 산행을 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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