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전남 진도를 찾아서 |
"바닷길 축제와 낙조의 낭만이 있는남도의 진주"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먹거리, 볼거리 풍성
코스 1
현대판 모세의 기적, 바닷길 축제를 가다
진도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서해안과 남해안 사이에 자리해 있다. 전국 어느 곳보다 먹거리와 볼거리, 문화의 향기가 넘쳐나는 진도는 강강술래와 남도 문인화의 본고장으로 민속의 보고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 해마다 4월이면 사람들로 넘쳐나는데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바닷길 갈라짐 현상 때문이다.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 축제는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삐에르 랑디 씨가 ‘동방의 모세 기적’이라고 명명해 프랑스 신문 등에 소개되면서 세계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 길을 밟기 위해 전국 각지의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올 정도.
지난 1978년부터 열리고 있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는 어느덧 30회째를 맞았다. 올해 축제일은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이었지만 축제의 여운은 봄철 내내 진도 바다를 휘감아 돌고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축제가 열린 곳은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약 2.8km 일원. 이 일대 바다가 조수간만의 차로 해저 사구가 40여m 폭으로 물 위로 드러난다. 이 현상으로 회동리와 모도리 사이가 연결되는 곳이다. 마치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해주는 오작교처럼. 서른의 연륜에 이른 축제는 어느 해보다 다채로웠다.
바가지 상흔이 없는 관광지
먼저 문화공연. 씻김굿과 남도들노래, 강강술래, 진도북놀이 등의 무형문화재 공연과 민속민요 공연은 남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축제 부대행사로는 접도 웰빙등산대회가 열렸고, 축제 전날인 16일에는 진도 청용마을에서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개매기체험’도 펼쳐졌다. 이와 함께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서울시립예술단 초청공연, 국립창극단(뺑파) 공연 등도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 인기가수 하춘화 등이 출연하는 빅콘서트, 트로트가수 쇼 등의 프로그램과 해상 불꽃놀이, 힙합 공연 등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을 위한 공연도 마련됐다.
진도군은 축제 관람객과 관광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진도 농민회화 부녀회 등과 연계, 지역 내 10개 마을에 민박마을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바가지 상흔으로 인한 관광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축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지역특산품 판매부스도 설치해 호평을 받고 있다.
진도 바닷길 축제가 열리는 회동마을에는 예로부터 뽕할머니 전설이 전해온다. 전설에 따르면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 중 풍파로 호동(지금의 회동마을) 앞바다에 표류하다 이 마을에서 촌락을 이루고 살게 됐는데 호랑이의 침입이 잦아 마을 건너편 모도라는 섬으로 피신, 뽕할머니만 남겨두고 떠나게 된다. 뽕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이 보고 싶어 매일 용왕님께 기도했는데 그해 음력 3월 초 꿈속에 용왕님이 나타나 ‘내일 무지개를 바다 위에 내릴 테니 바다를 건너가라’는 선몽을 듣고 모도 가까운 바닷가에 나가 기도를 하니 바닷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바닷길이 열리자 마을 사람들이 뽕할머니와 만났는데 “나의 기도로 바닷길이 열려 너희들을 만났으니 이제 여한이 없다”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마을 이름을 회동이라 부르게 됐고 해마다 3월이면 마을 사람들은 풍어와 소원성취 기원제를 지내고, 회동과 모도 사람들이 바닷길에서 서로 만나 바지락과 낙지 등을 나누며 우정을 나눠오고 있다.
신비의 바닷길 축제 외에도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진도는 우리 고유의 전통성과 원시성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타고 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그 섬으로 떠나보자.
코스 2
유람선 타고 즐기다
진도에는 가사 5군도가 한반도 최서남단 해안에 자리해 있다. 이 가사 5군도와 서남해 다도해 섬들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싶다면 관광유람선을 추천한다. 관광유람선은 지난해부터 본격 운항에 들어갔는데, 196t급의 해도마리너호(3층)와 29t급의 아리랑호, 명량호 등 3척의 유람선이 투입되고 있다. 진도읍 쉬미항을 출발, 방구도와 작도도, 사자섬, 혈도, 손가락섬, 발가락섬 등 가사 5군도 섬을 경유하는 1시간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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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풍도 |
한눈에 둘러보는 기암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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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다리 |
성남군도는 갈라지고 무너지는 듯한 외병도와 내병도, 흘러내리듯 치솟는 옥도와 유금도,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북도의 요술지대, 기암괴석 암벽의 전시장이다. 성남도 서쪽 끝 석벽에 몰아치는 파도와 그 파도를 피해 살짝 돌아 소성남도 사이로 돌출한 백야도는 마치 쇠를 녹여 탑을 만들고 금을 녹여 무늬를 넣고 적벽돌로 기둥을 쌓고 석회로 이엉을 한 듯하다. 산허리를 휘감고 마중이나 나온 듯 3번째 관문인 상조군도가 연달아 이어진다.
제4관문인 거차군도 상조군도를 막 지나면 암초 단지가 돌출, 마치 바닷속에서 솟아오르는 거북이 등짝 같은 형상을 띠고 있는데 그 위에 2~3m 높이의 기둥을 세워 암초 주의 표시가 보인다. 한반도 최서남단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조도지구에 위치한 섬으로 거친 파도와 세찬 풍파에 씻겨 이뤄진 기암괴석은 물론 바다안개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자태를 이루고 있어 한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해 병풍도라 명명됐다.
관매군도는 진도 본도 서남쪽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서남해상 동북쪽으로 24km 거리에 있는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 고시된 조도 6군도 중 대표적 절경의 집산지인 관매도가 자리해 있다.
관매 8경 역시 유명하다. 관매도해수욕장과 방아섬(남근바위), 돌묘와 꽁돌, 할미중드랭이굴, 하늘다리, 서들바굴폭포, 다리여, 하늘담, 벼락바위 등이 포함된다. 이어 하조군도에는 유명한 진도곽(미역)의 본산지인 독거도와 슬도가 있고, 하조도 본도에는 가족해수욕장으로 최적인 신전해수욕장과 하조도 등대가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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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길잡이
진도로 떠나고 싶다면…
교통 |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나들목을 빠져나오면 오른쪽으로 ‘영암, 해남’ 표지판이 보인다. 직진한 뒤 두 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하면 영산강 하구언을 넘어 대불공단으로 이어지는 국도 2호선이 펼쳐진다. 하구언을 넘어 영암 방조제를 지나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진도 이정표가 보인다. 국도 18호선을 타고 진도읍을 지나 80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의신면 축제장으로 갈 수 있다.
문의_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40-3135
숙박 | 진도읍에는 프린스모텔(061-542-2251), 태평모텔(061-544-7000), 남광모텔(061-544-6300), 일월장(061 -542-6811), 대광장(061-544-2846) 등이 있다. 진도대교 옆에는 진도관광모텔(061-542-2123), 등대모텔(061-542-4340)이 있으며, 임회면에는 국빈장(061-543-8773), 의신면에는 성은장(061-543-7717), 진도마린빌리지(061-544-7999) 등이 있다.
코스 3
해안도로를 타고 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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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방낙조 |
진도군 지산면 세방리는 크고 작은 섬을 품고 있는 진도 앞바다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낙조 명소로도 유명하다. 세방리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이 즐비하다. 양덕도, 주지도, 장도, 소장도, 가사도, 불도, 곡섬, 잠등도 등 헤아릴 수조차 없다. 최근 단장한 해안도로를 타고 돌아보면 또 다른 운치를 맛볼 수 있다.
임회면 남도리에는 바다를 마주한 남도석성이 들어온다. 삼국시대 양식을 하고 있지만 고려 때 삼별초 지도자 배중손이 항몽을 외치며 최후를 마친 곳이다. 둘레 600m가 넘는 성벽이 오롯이 간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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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석성 |
진도를 찾았다면 동쪽 해안도 빼놓을 수 없다. 의신면 모도리 앞바다는 그 유명한 신비의 바닷길이다. 진도에 왔다면 운림산방을 꼭 봐야 한다. 운림산방은 목련과 홍매가 피어 있어 진도 어느 곳보다 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첨찰산자락에 자리한 운림산방은 남도 문인화가 태동한 곳이다. 추사와 초의 선사를 스승으로 모셨고 해남 윤씨 집안의 윤두서 화첩을 보고 그림공부에 매달렸던 소치 허련이 37년간 머물렀다. 그림은 가업으로 이어져 아들 미산 허형, 손자 남농 허건, 증손자 허문이 대대로 붓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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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림산방 |
의재 허백련도 운림산방에서 그림공부에 정진했다. 소치 집안에서 시작한 그림은 지금까지 국전 입상자만 150여 명을 넘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화맥을 구축, 한국미술의 거대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가락과 춤으로 상징되는 문화는 진도여행의 백미다. 진도문화회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민속공연을 갖는다. 강강술래와 남도들노래, 진도아리랑 등 다양한 공연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코스 4
진도의 별미 홍주로 목을 축이다
진도의 문화를 알려면 삼락을 보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창과 서화, 홍주가 바로 그것인데, 그중에서 홍주는 진도를 대표하는 술이다. 순곡주를 증류해 약초인 지초를 통과해 만드는데 40도 이상에 붉은 색깔을 띠며 뒷맛이 개운하다. 홍주는 신경통과 설사 등에 효과가 뛰어나고 진도 사람들도 구하기 힘든 고급술에 속한다. 이외에도 먹거리가 많다. 진도읍내에 있는 옥천횟집(061-543-5664)은 모둠회가 포함된 한정식이 유명하다.
이 집에서는 전복젓과 성게알젓, 해삼창젓 등 다양한 젓갈로 입맛을 찾아준다. 4인 기준 한 상에 10만원, 지산면 다도해 관광회센터(061-543-7727)에서는 자연산 농어와 감성돔(4인 기준 6만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숙취를 풀고 싶다면 임회면 굴포식당(061-543-3380)을 권한다. 자연산 졸복에 고사리 등 각종 나물을 넣어 푹 삶은 복탕(1만원)을 맛볼 수 있다. 한번 찾은 사람들은 택배로도 음식을 주문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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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재미회 |
진도에는 특산품과 특산물도 많다. 진도 구기자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해양성 기후와 일조시간이 가장 긴 지리적 특성으로 타지산에 비해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의보감’에 영약으로 기록된 한방 약재로 중국 진시황에게 불로장생초로 바쳐졌다고 하는데, 구기주와 구기자 티백으로 상품화돼 팔려나가고 있다.
돌미역 역시 유명하다. 산모가 있는 가정에 선물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진도 미역인데 아무리 오래 끓여도 미역이 싱싱하게 살아 있고 맛이 좋으니 이곳을 찾았다면 꼭 챙겨볼 것. 진도산은 양식 미역도 타지산에 비해 우수하지만 조도면 득거도와 혈도, 관매도 일원에서 나오는 자연산 돌미역이 특히 품질이 우수하다. 진도 연안에서 나오는 미역을 비롯해 돌김과 파래, 톳 등 해조류와 어패류의 맛과 품질도 일품이다.
여성조선
글·사진_기경범(남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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