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핵연료 재처리시설

원전 폐기물, 선진국의 연구 현장 <하> “깊을수록 안전” 일본

화이트보스 2009. 2. 6. 15:11

원전 폐기물, 선진국의 연구 현장 <하> ]

“깊을수록 안전” 일본 연구기지는 지하 1000m
현재 300m까지 내려가
기기 설치하고 연구 병행
매년 예산 1200억원 투자

 일본은 원자력과는 땔 수 없는 관계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 앞에 무릎을 꿇었고, 세계에서 셋째로 많은 55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등 원전용 연료의 전 주기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의 반열에 올라 있기도 하다. 국가의 의지와 대규모 연구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본은 핵 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에서도 세계 정상의 자리를 꿈꾸고 있다.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본부 도카이R&D센터, 나고야 인근 JAEA 산하 미즈나미 지하처분연구소, 홋카이도 호로노베 지하처분연구소가 일본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핵심 장소다. 나고야 공항에서 승용차와 기차를 번갈아 타고도 2시간 정도 걸리는 미즈나미 지하처분연구소.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 고준위폐기물 처리 연구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깊은 지하 1000m의 동굴을 수직으로 파 내려가고 있는 현장이다. 현재 지름 6.5m의 주 동굴과 지름 4.5m의 환기용 동굴 두 개를 지하 300m까지 팠다. 지하 1000m에는 2013년께 도달한다는 게 목표다. 스위스와 스웨덴도 최고 지하 500m까지밖에 동굴을 파지 않고 실험 중인 것과는 대조된다. 세계 최고의 토목기술을 원전 폐기물 안전 실험실을 구축하는 데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것으로 보였다.



마사히로 우치다(內田雅大) 미즈나미연구소 부소장의 안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간 수직 동굴 맨 밑바닥에서는 굴착이 한창이었으며, 중간 중간에는 지층 곳곳에 지하 구조를 알기 위해 몇 백m씩 깊게 지름 10~30㎝의 구멍을 파놓고 실험기기를 연결해 놓은 것이 자주 눈에 띄었다. 우치다 부소장은 “주 동굴을 파 내려가는 것과 연구 시설 설치, 지층 구조 연구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60여 명의 과학자가 상주하면서 지하에서 일어나는 물과 금속의 유동, 지하 구조 탐색 등을 하고 있다.

일본이 고준위 폐기물 처분 연구에 나선 것은 1976년부터다. 우리나라가 국내 첫 원전인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한창 건설하고 있을 때다. 미즈나미와 호로노베 지하처분연구소가 실제 암반에 동굴을 파 내려가면서 실험을 한다면, 연구 총본부인 도카이R&D센터에서는 연구실 차원에서 각종 실험을 하고 있다.

컴퓨터 가상실험을 통해 고준위 폐기물을 암반 동굴에 묻은 뒤 수십 만 년 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었다.

현관 전시장에는 일본 암반 특성에 맞는 폐기물 처분 용기도 개발해 놓았다. 금속은 티타늄으로 두께가 6㎜였다. 스위스와 스웨덴이 5㎝ 두께의 용기를 개발한 것과는 대조됐다.

도카이·미즈나미·호로노베 등 세 곳이 고준위 폐기물 연구에 투자하고 있는 예산은 2020년까지 매년 85억 엔(약 1275 억원) 정도다.

도카이·미즈나미(일본)=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