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토속주

기능보유자인 조현화씨

화이트보스 2009. 2. 9. 11:25

[전라도토속주재발견] 기능보유자인 조현화씨


 


[전라도토속주재발견] 기능보유자인 조현화씨



“60~70년대 (밀주)단속이 심해 뒷산, 골짜기에서 며칠씩 숨어 술을 내리기도 했제”

녹산주 기능보유자인 조현화씨는 이렇게 회상하며 웃음지었다.

깊게 패인 얼굴의 주름 만큼 질곡의 세월이 느껴진다. 그는 황해도가 고향이다. 6·25 전란을 피해 남으로 내려왔다.

조씨는 “고향에서는 곡주라고 불렀지…. 당시 황해도에서는 이북이라 쌀이 귀해 밑술은 서숙(조)으로 만들고 덧술은 고구마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해남으로 내려온 후 녹산주는 쌀과 누룩이 주재료다”면서 “지금도 그 비법 그대로 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술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 때 마을 주민들도 덩달아 술을 내리기도 했다. 명절때면 주문도 몰렸다.

조씨는 “잘 나갈 때는 돈을 미리 맡겨두고 주문하곤 했다. 진도 홍주, 안동소주 명성 못지 않았다”고 자랑한다.

실제 녹산주는 쌀과 누룩으로 빚어 그 향이 매우 부드러우면서 독특하다. 맑고 깨끗한 물과 손수 정성껏 재배한 우리 쌀을 원료로 한다. 누룩 또한 조씨가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또한 쌀을 발효시킬 때도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소쿠리 같은 곳에 널어 옛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온도조절이 안되기 때문에 수시로 문을 열었다 닫았다하며 적정온도를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술을 내린후 3년이 지나야 상품으로 출시한다. 묵힐수록 술맛이 부드러워지고 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45도의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맛이 부드럽고 숙취가 없다고 한다. 조씨는 “지금도 직접 술을 빚어 본인이 먹으면서도 머리 한 번 아파본 적이 없다”고 했다.

조씨는 “해남은 제2의 고향이 아니라 진짜 고향이 되었다”면서 장작을 패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박희석 기자 ph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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