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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에 ‘물 많이 마시는 집안에 과부 없다’고 한다. 통계조사나 역학조사를 거치지 않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이 ‘장 건강 만들기’에 도움이 되고, 장을 튼튼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건강 유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가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은 여러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소화되는데, 소화관의 전체 길이는 약 9 m에 이르고 있다. 사람의 소화기관은 음식물을 분해하여 인체에 필요한 각종 영양성분을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37℃의 체온을 유지하여 장내세균의 배양기 기능도 겸하고 있다.
장이 건강해야 무병장수 장내세균의 종류는 100여 종이고 그 숫자는 무려 100 조에 달한다. 그 결과 대변 고형분 중 약 30%를 이들 장내세균이 차지하고 있다. 장내세균 중에는 유익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있고, 건강에 유해하게 작용하는 것들도 있다. 유익한 장내세균으로는 유산균을 꼽을 수 있으며, 유해 세균으로는 웰시균이 이에 해당된다. 어린아이의 장에서는 유산균의 한 종류인 비피더스균이 주된 장내 균총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늙으면 비피더스균은 감소하고 웰시균이 압도적으로 증가하며, 건강한 사람도 질병에 걸렸을 때는 비피더스균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위궤양, 위암, 대장암 환자의 장내 균총을 분석하면 비피더스균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었거나 거의 없는 상태에 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균형 있는 장내 균총의 유지는 우리의 건강, 질병,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장이 건강한 사람들이 무병 장수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유산균은 1858년 파스퇴르에 의해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그후 메치니코프는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꼽히고 있는 불가리아 지방의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발효유를 연구하여 ‘생명의 연장’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고, 이 업적으로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유산균은 우리 인류가 오랜 세월 이용해온 다양한 발효식품에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 젓갈과 발효 유제품인 치즈와 발효유를 예로 들 수 있다. 지난번 글에서 필자는 ‘현대인의 건강 만들기’를 예방 의학적 차원에서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견고히 하기’에 비유한 바 있다. 이는 소극적 차원의 단순히 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적극적 차원에서 평소 우리의 생체 기능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자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지금까지 밝혀진 유산균의 생체조절기능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으면 평소의 장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유산균에 의한 건강 증진효과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장내 유해균의 성장 억제로 장내 균총의 균형 유지와 정장작용에 도움을 준다. 유산균이 생성한 젖산, 초산과 박테리오신이라는 항생물질은 변비, 설사, 노화 등의 원인균인 유해세균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생체조절 기능을 갖고 있다. 부패세균에 의해 다량 발생된 아민과 암모니아는 장벽으로 흡수된 후 간으로 이동되어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는 간에 큰 부담이 되며 심할 경우에는 간성 혼수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장내 균총의 균형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유산균은 위염, 십이지장궤양 및 위암 발병 인자 중의 하나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생제 투여시 유산균제제를 함께 처방하는 것은 항생제로 인해 장내 항생제 내성 유해 균총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둘째,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기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덴마크의 아후스 대학병원의 임상결과에 의하면, 코카서스 지역 장수노인의 장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발효유를 매일 200 ㎖씩 44세의 정상 남자 58 명에게 6주간 먹게 한 후 총콜레스테롤 치를 측정한 결과 평균 14.3 ㎎/㎗ 감소하였으며, 특히 몸에 해로운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김현욱 교수팀은 모든 유산균이 이러한 생체조절기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담즙에 저항성이 큰 비피더스균과 애시도필러스균이 콜레스테롤 저하기능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 중 순환기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1위라는 점에서도 기억해야 할 유산균의 생리활성 기능이다.
셋째, 면역증강 및 종양 증식 억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로 흡수된 유산균 세포벽 성분은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면역증진의 생리활성 기능이 있다. 체르노빌 원자로 폭팔시 모스크바 역학 미생물 연구소는 유산균 투여 치료를 병행하여 면역 증강 효과를 얻은 바 있다. GG 유산균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고딘과 고르바흐는 유산균이 발암물질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기능을 저해함을 밝힌 바 있다.
넷째, 유당 소화 장애 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와 비타민 공급원으로서의 영양적 가치가 있다. 동양인과 아프리카인 중에는 우유 중의 유당을 분해 못시켜 설사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유당 소화 장애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유제품 섭취가 곤란한데 이런 경우 발효유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유산균은 다양한 비타민 B군을 생성하여 영양적인 효과도 높다. 이러한 유산균의 다양한 생체조절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져서 우리 나라 유산균 발효유 시장규모는 90년 3,100 억원에서 98년에는 7,100 억원으로 신장하였고, 유산균 건강보조식품도 98년에 198 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장내세균 중에는 유익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있고, 건강에 유해하게 작용하는 것들도 있다. 유익한 장내세균으로는 유산균을 꼽을 수 있으며, 유해 세균으로는 웰시균이 이에 해당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