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오전 처음으로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방문, ‘한센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곳은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전날 ‘5·16민족상’ 시상식에 참석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더니, 이날은 모친의 흔적을 찾아나선 것 같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소록도로 이동하는 도중 기자들에게 “어머니의 마지막 유업이 남아 있는 곳이다. 감회가 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육 여사는 자신이 이끌던 봉사단체인 양지회와 함께 1974년 소록도에 의료시설인 한센복지관을 완공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완공식이 11월28일에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해 8월15일에 돌아가셔서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고 했다. 이곳에는 육 여사를 기리는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박 전 대표는 오후들어 순천을 방문, 섬진강포럼 행사에 참석해 특강한뒤,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 5·18국립묘지를 찾아 헌화참배했다.
그는 포럼 특강에서 “폐유나 분뇨처럼 눈에 보이게 강물을 오염시키는 것도 있지만, 몰래 버리는 화학물질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강물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물질도 있다”면서 “정치에 있어서 약속을 어기는 것이 바로 그런 오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이곳 광주, 전남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숭고한 헌신과 희생정신을 보여주었다”면서 “5·18일 맞아 광주·전남의 주민들께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바친 크나 큰 희생을 정말 고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당 대표를 맡았을 때에 한나라당 사상 처음으로 5·18 묘역에 참배를 드렸었다”면서 “국립현충원, 4·19 묘지, 광주 5·18묘역, 이 3가지 상징이 나름의 역사적 정통성을 갖고 대한민국을 이끌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호남도 아니고, 영남도 아니고, 대한민국”이라며 화합 메시지를 던졌다. ‘5·16’에서 ‘5·18’까지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역사추모 모드’였다.
광주 =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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