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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7일 오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열린 전국 한센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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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오시려다 (피습 때문에)못오셨어요..그 날 많이 우셨겠어요…”, “울음바다가 됐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전남 고흥 소록도를 찾아 한센인들과 함께 어머니를 회고했다.
생전에 한센인들의 경제적 자립 및 재활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 육영수 여사는 1974년 한센인들의 생활을 위해 이 곳 소록도에 양지회 기념회관을 지었으나 준공식 이틀전 피격을 당해 끝내 준공식을 보지 못했다.
그로부터 33년 후 박 전 대표는 ‘소록도 개원 제91주년 및 제4회 전국한센가족의 날 기념행사’를 위해 이날 소록도를 찾아 육 여사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이 양지회관 앞 공덕비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어머니를 회고했다.
그런 박 전 대표를 에워싼 환자들은 서로 나서 육 여사에 대한 기억을 쏟아냈고 박 전 대표는 “어머님이 오시려다 못오셨어요… 그 날 많이 우셨겠어요”라며 어머니를 회고했고, 한센인들은 “그 날 울음바다가 됐다”, “아이고 그 이틀전 돌아가셨지”라며 박 전 대표의 손을 맞잡고 함께 아픔을 나누었다. 마치 생전에 육 여사가 그러했듯 허물없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가 걸음을 옮기는 소록도 곳곳에서 만난 한센인과 그 가족들은 박 전 대표를 보며 “육 여사랑 닮았다”, “아이고 또 오셨네요”라며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박 전 대표를 환영했다. 타향에 가있던 가족을 맞이하는 듯 했다.
박 전 대표 역시 그랬다. 어머니의 유업이 된 소록도 곳곳에서 마주치는 한센인 및 그 가족들과 스스럼없이 악수를 나누며 돈독한 눈빛을 교환했다. 단순히 손을 잡는게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또 한센인들의 주거공간인 양지회관을 둘러보던 박 전 대표는 실내를 꼼꼼히 살펴보며 “이 곳이 대개 부부가 지내는 곳이죠?”, “가구는 최근에 바뀐 건가요”라며 세심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축사에 나선 박 전 대표는 “이 곳에 오니 어머님이 많이 생각난다”고 운을 뗀 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센인들을 위해 남긴 마지막 유업이었던 양지회 기념관을 다녀왔다. 준공식에 마땅히 오셔야 했는데 영원히 오시지 못했다. 그러나 하늘에서나마 정말 기뻐하실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자신 역시 아직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한센인에 대한 편견 타파 및 경제적 지원 등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을 편안하게 살게 해드리는 것이 어머니 유지를 받드는 것이자 정치를 하는 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기초생활보호법과 장애인 보호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한센인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소록도에서 만난 한센인들은 육 여사에 대해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육 여사가 생전에 전남 도지사와 함께 이 곳을 찾았었다”며 “환자들이 반가운 마음에 도지사 손을 덥석 잡았더니 도지사가 기겁을 하며 손을 빼곤 거수경례를 하더라. 그 모습을 본 육 여사가 환자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손을 잡고 볼을 비비고 끌어안아 눈물바다가 됐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육 여사는 한센인들에게 “도움될 일이 없는지”를 물은 뒤 자립을 원하는 그들에게 ‘돼지 100마리’를 지원했다는 것.
육 여사가 비단 한센인들에게 경제적 지원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스스럼 없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당시 한센병에 대한 편견이 확 바뀐 계기가 됐으며, 소록도가 현재 관광지화 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잘 가꾸어진 소록도를 걸어가던 박 전 대표는 “정원이 참 아름답다”며 주변을 유심히 살피는가 하면 이날 빡빡한 호남 일정으로 수행원들이 걸음을 재촉하는데도 불구하고 “인사라도 드리겠다”며 의료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아는 이 곳 한센인들은 지난해 ‘한센인 후원의 밤’ 행사에 박 전 대표가 꼭 와야 한다고 부탁해 당시 부산 방문 중이었던 그는 일정을 취소하고 소록도를 찾은 바 있다.
이날 소록도에는 김무성, 유정복, 한선교, 김재원, 서상기, 이인기, 이혜훈 의원 등이 동행했다.
박지윤 기자(kocolit@freezon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