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2인자로 불리우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대북특사로 가서 김정일을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달말 귀국을 앞둔 이 최고위원은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시킬 수 있는 자신감과 비전, 콘텐트를 가진 인물이 (대북특사로) 가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정부엔 과거의 암흑시절에도 통일을 노래하며 감옥살이의 고초를 겪은 사람들이 많다”며, 만일 자신이 대북특사로 간다면 “‘남한과 미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는 걸 인식시키고 싶다”고도 했다.
이같은 말에 관련기사 댓글란 등 인터넷공간에선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비난은 주로 보수성향으로 보이는 네티즌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네티즌 임모 씨는 “이씨는 조용히 노후나 즐겨라.특히 대북 사항엔 절대 관여말라”며 “당신의 가벼운 정치력으론 좌익에게 당하기만 할뿐”이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지금 이나라의 절대필요조건은 좌익청산”이라며 “이때 섯불리 나서면 국가적 망신만 초래한다.절대 나서지말라”고 충고했다. 이와함께 “현정부는 지금까지의 실정을 반성하고 국민이 뭘원하는가를 따져봐야한다”며 “우리는 좌익청산을 먼저 원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디 ‘bellsound’도 “이재오 이사람 참 한심한 사람”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그는 “악마 김정일을 만나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리고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니”라며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체제로의 통일을 명령하고 있으며 그것은 북한 김정일 체제의 제거 없이는 불가능 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에 대하여 일부러 붕괴시키겠다고 말할 필요는 없으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북한동포를 노예처럼 부리는 사악한 김정일 체제는 무너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가 하면 이 전 최고위원의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전력을 언급하며, 발언배경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류의 의견엔 “빨갱이” 등 원색적 표현이 첨부되곤 한다. 이모 씨는 “너같이 붉은 물이 들대로 든 인물은 보내 보았자 간첩짓 외에 할 것이 없다”며 “그렇게 김정일이를 만나지 못해서 안달이면 특사로 갈 것이 아니라 아예 대한민국에 올 것도 없이 북한에 가서 살아라! 대한민국엔 네가 있을 곳도 너를 반겨줄 사람도 없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언론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삼고 있다. 국민일보는 12일 사설에서 “대북특사 자천할 때인가”라며 “망상에 가까운 자기과신은 개인의 망신에 그치지 않고 남북관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북한이 정체가 불분명한 발사체 실험을 예고해 동아시아를 긴장시키고, 군통신선을 끊어 개성공단을 자의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특사설은 결국 북한의 몽니에 우리 정부가 굴복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남균 기자]doongku@nate.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