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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구조 모방한 태양전지… 효율 5배

화이트보스 2009. 4. 16. 10:24

보석 구조 모방한 태양전지… 효율 5배

 

입력 : 2009.04.16 02:51

광(光)결정 속에 빛을 가두고 증폭시켜 재활용 더 많은 전자 만들수 있어

보석 오팔이나 물포나비의 날개에는 색소(色素)가 없다. 그런데도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은 내부에 있는 결정구조가 특정한 파장의 빛만 반사시키고 나머지는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광결정(光結晶, Photonic crystal) 구조를 이용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하이브리드재료연구센터 이현정 박사팀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에 광결정 구조를 적용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으면 염료에서 전자가 발생한다. 이 전자를 이산화티타늄이 전달해 전류가 발생한다. 그런데 기존 전지에서는 이산화티타늄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어 전자 전달 효율이 떨어졌다.

이 박사팀은 이산화티타늄을 오팔의 광결정 구조를 거꾸로 한 형태로 바꾸었다. 오팔의 광결정은 구슬모양의 입자들이 상자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형태로, 그 사이 빈 공간으로 빛이 이동한다.

첨단기능재료지 최신호 속표지에 소개된 광결정 태양전지./KIST 제공

연구진은 고분자 구슬을 쌓은 다음 빈 공간을 이산화티타늄으로 채웠다. 이후 구슬을 빼내 오팔과 정반대 구조를 만들었다. 이 박사는 "이산화티타늄의 역오팔 광결정은 전자 전달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태양전지가 사용할 수 있는 빛을 증폭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역오팔 광결정으로 들어온 빛은 그대로 빠져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이리저리 부딪힌다. 이 과정에서 증폭된 빛이 염료로 가면 더 많은 전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전지를 그대로 통과하던 빛을 광결정 속에 가둬 증폭시켜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광결정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발전효율이 0.6%에 그쳤는데 이번 연구에서 5배 이상인 3~3.5%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물론 이 정도로는 상용화를 할 수 없다. 해외에서는 광결정 없이도 발전효율이 10%인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도 나왔다. 이 박사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광결정 구조를 이용하면 실용화를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7년 미 MIT 연구진은 실리콘 태양전지 내부에 광결정 구조를 만들어 빛이 바로 반사되지 않고 전지 내부에서 계속 머물게 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9일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인 '첨단기능재료(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