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사가 해체되어도 한·미 동맹은 굳건할 것이라는 약속도 마찬가지다. 실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라는 한·미 군사동맹체제는 연합사가 있음으로써 완성된 것이었고, 연합사 없는 한·미동맹은 한장의 종이쪽지에 불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난 수십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고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해 온 것이 바로 이 '연합사로 연결된 한·미 군사동맹체제'인데, 앞으로도 이 체제는 상당기간 함부로 대체할 수가 없는 필수적 국가 안전장치다.
특히 장차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엄청난 정치·경제·군사적 소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나라, 또 중국의 팽창주의를 견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연합사는 그것을 보장해 줄 양호한 통로요, 존재 자체만으로도 효용성이 높은 그런 기구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가 연합사 해체가 자칫 한국 안보태세의 기축을 흔들고 한반도 자유통일에 저주(詛呪)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중차대한 안보 사안을 국회 동의도 받지 않았었으니, 이 '연합사 해체 합의'는 국법을 위반한 합의였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안보상 중요한 변화가 발생했고 정부도 바뀌었는데 이런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합의안을 바꾸지 말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더욱이 우리는 '국가 간의 합의이니 재검토는 어렵다'고들 걱정하지만 정작 미국측 관계자들의 태도는 오히려 더 유연한 편이다. 한 전직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아예 무효화하는 것은 몰라도 합의안의 수정보완 같은 것은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것이다.
때마침 금년 6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 한다. 한·미 양국은 이미 한·미동맹을 '전략동맹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한 바 있으니, 여기서는 아마도 국제안보차원에서 서로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큰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우리 군은 테러와의 전쟁 같은 국제적 임무수행에는 강한 반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억제하는 데는 연합사보다 더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 그리고 동맹관계란 어차피 상호지원 관계인데 미국은 지금 한국이 제 몫을 다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때는 '연합사 해체문제'가 제기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휘둘러 대는 이런 때에 연합사 해체나 계속한다는 것은 한·미 누구에게도 절대로 현명한 일이 아닐 것이니 말이다. 우리가 쓸데없는 아집을 버리고 진실로 지혜로워져야 할 때다.
연합사 해체 재검토하자
한·미 연합사 해체가 앞으로 정확히 3년 남았다. 아니 연합사 미국측 요원들이 이미 하나 둘 한국을 떠나고 있으니 3년도 다 가기 전에 사실상 허울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안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정부의 많은 약속이 있었지만 그런 것은 거의 지켜지지 않은 채 연합사 해체만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북한은 2006년 핵실험에 이어 기어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고 있고, 우리로서는 아예 한반도 민주통일을 앞당긴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한, 한·미 동맹을 튼튼히 하여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현실적 대비책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자연히 걱정거리가 하나 둘이 아니다. '한국군의 작전 역량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연합사 해체는 한국군의 작전적 역량 향상으로 극복할 수가 없는 대전략적 차원의 문제이고, 2006년 10월에 합의된 '해체의 4가지 기본조건'이라는 것도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다분히 정치적인 약속일 뿐이다.
'경제,사회문화 > 사회 ,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부끄러움은 가르쳐 주지 않나 (0) | 2009.04.22 |
---|---|
미국의 외채를 탕감해줘야 하는 이유 (0) | 2009.04.22 |
녹색경제가 만능? 되레 더 큰 고통 줄수도” (0) | 2009.04.22 |
바이오연료산업 휘청…‘제2의 닷컴버블’ 되나 (0) | 2009.04.22 |
마티즈와 벤츠가 부딪혔다면 (0) | 2009.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