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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 요구르트·다시마 팩 들어보셨나요

화이트보스 2009. 4. 23. 10:43

해조 요구르트·다시마 팩 들어보셨나요"

  • 부산=박주영 기자

입력 : 2009.04.23 03:13

해양·수산 첨단연구 '오션 밸리' 꿈꾸는 부산 기장군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 인프라시설 대폭 늘리고 해양생물 기업들 유치

"19~25일 한국 근해 표면 수온은 대화퇴 근해 9~12도, 울릉도 근해 13~14도, 제주도 근해 16~18도… 내외로 예상됩니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임광수)은 매주 일기예보처럼 '해어황 예보'를 낸다. 어민들의 고기잡이나 물고기 양식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최근엔 부경대와 협약을 체결, '기후 변화에 따른 바다 산성화가 수산생물에 미치는 영향' 공동연구도 시작했다.

수산과학원은 지난 3일부터 울산 장생포~정자 해역에 무인비행체를 띄워 고래분포 조사를 시작했다. 이 조사는 울산시의 '고래 관광'에 직접적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 해조 요구르트, 불가사리 화장품, 톳 구강세정제, 다시마 마스크팩 등 수산 자원을 활용한 각종 신제품 생산도 주도하고 있다.

이같이 부산 기장군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어업, 양식, 수산자원 활용, 해양환경 연구의 메카가 됐다. 더구나 그 주변에 부산테크노파크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등이 들어서면서 기장군이 해양·수산을 소재로 한 첨단 연구를 주도하는 한국의 '오션 밸리(Ocean Valley)'로 거듭나고 있다.

수산과학원을 지나 14번 국도를 타고 바다 내음을 맡으며 북쪽으로 10여분 가다 보면 왼쪽에 일광면 횡계리 '부산테크노파크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가 나온다. 이 센터는 부산의 해양생물·식품·의약소재 연구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취지로 1만1507㎡의 부지에 250억원을 들여 지어져 작년 말 완공됐다.

OB(Ocean Bio, 해양생물) 기업들 사무실·연구실이 입주해 있는 기업지원동과, 이들 입주 기업 및 지역 OB 기업의 제품 상용화를 도와주는 생산설비지원동, 입주 기업의 공장 격인 기업설비지원동 등 4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생산설비지원동엔 미생물 발효, 분리정제, 추출농축, 건조, 분쇄, 혼합과립, 분말, 액제 포장 설비 등이 갖춰져 있다.

발효기가 설치된 곳에선 간장 달이는 냄새 비슷한 것이 났다. 센터 김홍윤 경영지원팀장은 "다시마를 발효시켜 식품 첨가물을 만드는 중"이라 했다. 이 센터엔 현재 아이에스푸드, 기장물산, 마린바이오프로세스, 바이오폴리스 등 10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해조류로 식초를, 미역·다시마로 건강식품환을 만드는 등의 OB 기업들이다. 이 센터 조영배 센터장은 "우리 센터가 갖춘 설비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입주 기업들이 한국을 주름잡는 OB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게 우리 꿈"이라고 말했다.

부산테크노파크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이 센터에서 길 건너 바닷가 쪽에 있는 일광면 동백리 295에선 "뚝딱, 뚝딱" 망치질 소리가 한창이다.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건설 현장이다. 6만7320㎡의 땅 중 7000㎡가량에 514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이 연구소는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를 이용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해조류 종자 보전과 품질 개량을 위한 연구 등을 하는 센터와 연구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Ocean Bio 에너지 실용화 R&D센터 ▲미세조류은행 ▲유전자 변형 수산생물을 연구하는 수산해양 LMO(Living Modified Organism) ▲수산물종묘센터 등이 이곳에 들어선다. 부경대는 이 연구소 주변에 2000여억원(추정)을 들여 해조류와 해저 용출수, 인근 고리 원전의 폐열 등을 이용해 수소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수소에너지 단지', 어선 등을 위한 '해양 LED 연구소'를 짓는 방안도 지식경제부·부산시 등과 협의 중이다.

1.부산테크노파크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2.일광복합산업단지 3.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오른쪽 위)4.수소에너지단지 해양LED연구소 5.해수담수화플랜트 6.국립수산과학원(오른쪽 아래).

부경대 박맹언 총장은 "기장 앞바다에 무진장으로 있는 해조류를 이용해 무공해 청정 연료를 생산해내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까지 와 있다"며 "수산과학연구소, 수소에너지단지, 해양LED연구소 등은 '해양생물 녹색성장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과학원과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중간쯤인 기장읍 대변리엔 국내 최대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가 세워진다. 부산시와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건설교통평가원, 두산중공업 등은 오는 30일 해수담수화 연구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한다.

대변리 3만3000㎡에 1829억원을 들여 바닷물로 하루 4만5000t의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공사에 들어가 2011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기장군이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주변인 일광면 삼성리·횡계리 일원에 수산물 가공단지와 R&D센터 등을 짓는 '일광복합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송삼종 신성장산업과장은 "기장군 지역은 '해양 생물 그린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한국의 대표적 '오션 밸리'가 돼 부산과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기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