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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억류 한달째, 조국은 그에게 무엇을 해줬나

화이트보스 2009. 4. 29. 13:37

개성공단 억류 한달째, 조국은 그에게 무엇을 해줬나

 

 

입력 : 2009.04.28 22:48 / 수정 : 2009.04.28 23:27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북한측에 억류된 지 28일로 30일을 넘겼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8일 외신기자클럽에서 "한달째 왜 이 사람이 붙잡혀 있는지, 왜 조사받는지, 정부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몸값을 노린 테러리스트나 해적(海賊)들에게 납치된 경우에도 정부가 한 달이 넘도록 직·간접 접촉조차 하지 못한 사태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런데도 북한측의 어처구니없는 우리 국민 억류 사태 앞에서 주무장관이 이같이 무기력한 고백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대한민국의 지위가 어떤 상태인가를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대한민국은 남북 경제협력 과정에서 자국민(自國民)을 보호할 국제법적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 자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로서의 기본 사명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에서 가장 험악하다는 북한의 고립된 구치 시설에 수용돼 한 달이 넘도록 대한민국 정부, 개성공단 관계자, 가족 등 어느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한 유씨의 처지를 한번 떠올려 보라. 유씨에게 조국 대한민국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국가가 국민의 안전에 관해 아무것도 보장해 줄 수 없는 무법(無法)지대에 100여개의 기업과 1000~1500명의 국민을 내던져 두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 말고는 없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는 28일 성명에서 "남측 체류 인원의 신변안전 보장은 개성공단 발전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은 개성공단의 지속적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를 지킬 수 없는 곳에선 어떤 중대한 사업도 접을 수 있다는 각오로 다음 정책 수단을 찾아야 한다. 국민 생명을 희생시키면서 계속되는 남북협력이란 그 자체가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