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정치, 외교.

덩샤오핑 세상 떠나기전 남긴 한마디는?

화이트보스 2009. 5. 27. 14:40

덩샤오핑 세상 떠나기전 남긴 한마디는?

  • 박승준 기자 sjpark@chosun.

 

입력 : 2009.05.27 10:26 / 수정 : 2009.05.27 10:27

중국 정치 최고 지도자들 가운데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로는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덩샤오핑(鄧小平)이 있다. 물론 이들은 모두 권력을 유지한 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권력자의 입장에서 이들은 세상을 떠나기 전 한마디씩 유언을 남겼다.

가장 최근에 전립선 암으로 93세에 세상을 뜬 덩샤오핑은 1997년 2월19일 세상을 떠나기 나흘 전에 부인 줘린(卓琳)을 통해 유언을 남겼다. 줘린은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실로 편지를 보내 “이것이 덩샤오핑 동지의 마지막 부탁”이라고 전했다. 부인이 전한 덩샤오핑의 유언은 이런 것이었다.

“유체(遺體·시신) 고별의식 같은 것은 거행하지 마라, 영당(靈堂·빈소)도 차리지 마라, 유체는 의학연구를 위해 해부용으로 제공하고, 각막은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라, 화장한 뼛가루는 바다에 뿌려라.”

중국은 전통적으로 매장(埋葬)이었으나 1949년 중국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면서 화장(火葬)으로 통일됐다. “사고행위가 끝난 육체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회주의 철학에 따른 것이었다. 베이징(北京)에서 세상을 떠나면 권력자이건 보통 인민들이건 예외없이 베이징 장안가 서쪽에 있는 팔보산(八寶山) 화장장에서 화장되어 거기에 있는 공묘(公廟)에 안장된다. 덩샤오핑의 유골은 유언에 따라 비행기에 실려 동중국해에 뿌려졌다.

1976년 9월에 83세로 세상을 떠난 마오쩌둥은 병이 무거워진 6월에 후계자 화궈펑(華國鋒), 부인 장칭(江靑) 등 측근들을 불러앉혀 놓고 임종유언에 가까운 말을 했다. “나는 일생을 통해 두 가지 일을 했다. 하나는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군대와 싸워 섬으로 쫓아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군과 싸워 자기네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나는 한 가지 일을 더 했는데 그건 문화대혁명이다. 이건 아직 끝이 안 난 일이라 너희들에게 물려줘야 겠는데, 보자하니 지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고 한다. 너희들 어찌 할 거냐?” 마오가 죽자 마오의 예상대로 세상은 덩샤오핑의 손으로 넘어가 개혁 개방 정책으로 부자가 인정되는 시대가 열렸다.

마오의 밑에서 평생 제2인자로 지냈지만 중국 인민들에게 ‘영원한 총리’로 존경받는 저우언라이는 마오보다 8개월 이른 1976년 1월에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떠나기 반년전쯤 부인이자 평생 동지인 덩잉차오(鄧潁超)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건, 마르크스 주의 철학이란 일종의 투쟁철학인데, 도대체 누구와 싸워야 하는 것이고, 누구를 위해 싸워야 하느냐는 점이야.”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들 과학적 유물론자로서, 영혼이니 하는 말같은 것은 믿지않고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다. 지금도 7000만 명이 넘는 중국공산당 당원들은 ‘죽음은 삶의 완전한 끝’이라고 철저히 믿는 것이 제대로 된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