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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정책 ‘화해의 손’ 거두고 ‘채찍’ 들었다

화이트보스 2009. 6. 7. 23:01

美 대북정책 ‘화해의 손’ 거두고 ‘채찍’ 들었다

세계일보 | 입력 2009.06.07 20:53

 

오바마 "北 도발에 보상 없다"… 강경기조로 U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의 대북 정책기조가 '포용'에서 '압박'쪽으로 바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측의 도발행위에 대해 보상을 계속할 생각이 없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미 국무부가 북한에 대한 독자적 금융제재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통해 대북 제재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 뒤 안보리 결의안 이행과 동시에 독자적인 금융제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북한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검색, 모든 무기 거래 차단, 금융제재 등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북한에 압박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선박과 항공기 검색 및 무기 거래 금지조치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미국이 단독으로 이 같은 조치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제재만큼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단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5일 브리핑에서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의 대북 금융제재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과거에 취한 조치 중에서 북한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게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마약 거래, 돈세탁, 위조 지폐 제작 및 유포, 불법 무기 거래 등에 대한 단속을 내세워 북한을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게 미국 정부 측 복안이다.

미국을 방문했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만든 1백달러짜리 위조 지폐인 슈퍼노트가 한국에 유입됐다는 언론보도가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미국이 위조 지폐와 관련된 정보를 관계국들과 교환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또한 한국 및 일본이 미국과의 연합 방위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군사적인 대응조치를 할 계획이다.

AP통신은 6일 "한반도 인근 수역에 해군 함정을 증파함으로써 북한의 적대적인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의 제프 모렐 대변인은 5일 북한에 대해 직접 군사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본원칙을 밝혔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내 대화의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나 북한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대화를 거부한 북한이 장거리 로켓 실험과 핵 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에, 미국이 이제 더 이상 북한과의 협상에 기대를 걸지 않고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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