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겨례의 지도자

만주벌에 '안중근 전시관' 들어선다

화이트보스 2009. 7. 9. 11:35

만주벌에 '안중근 전시관' 들어선다


의거 100주년..뤼순감옥 내 대규모 전시장
안 의사 처형장도 복원…"中 역사 평가의 산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안중근 의사의 항일 투쟁역사를 생생히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관이 그가 순국했던 중국 뤼순(旅順)감옥에 들어선다.

   국내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관이 항일운동의 본거지였던 중국에 세워지기는 매우 이례적으로 그간 역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안 의사의 활동상이 국내외적으로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광복회 등에 따르면 안 의사 의거 100주년인 오는 10월26일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뤼순 일아(日俄)감옥 구지(舊地) 박물관(옛 뤼순감옥)' 내에 안중근 전시관이 문을 연다.

   뤼순감옥은 안 의사가 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한반도 침탈의 수장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하고 체포돼 순국할 때까지 5개월간 수감됐던 곳으로 중국 정부도 이 곳을 항일운동 관련 주요 국가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박물관내 2개 동에 들어서는 전시관은 총 600㎡ 규모로 안 의사의 항일운동 투쟁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실과 그가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었던 처형장, 그의 항일운동 정신을 기리는 추모공간으로 나뉘어 꾸며진다.

   전시실에는 안 의사의 독립운동 관련 사료와 기사를 비롯해 흉상과 훈장, 필사 형식의 그의 유묵(遺墨)이 전시되며 추모실에는 안 의사의 일대기를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스크린과 조화 공간이 마련된다.

   특히 처형장이 들어서는 공간은 1910년 안 의사가 일제에 의해 교수형을 당했던 실제 장소로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올무와 교수대 등이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다.

   아울러 전시실에는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와 우당 이회영 선생 관련 자료도 함께 전시돼 만주벌에서 타올랐던 항일운동의 면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외국인 이름을 딴 전시관 설립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탓에 전시관의 공식 명칭은 열사의 이름 대신 '국제항일열사전시관'으로 불리게 된다.

   유병호 중국 다롄대 교수는 "안중근 의사 전시관이 중국 내 항일운동의 역사적 현장에 들어선다는 데 의미가 매우 크다"며 "안 의사가 중국 내에서 역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온 결과다"라고 전했다.

   전시관은 안 의사 순국 99주년이자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맞이해 광복회와 중국 다롄대가 공동 추진한 것으로 그의 독립운동 정신과 평화사상을 기리는 추모공간을 넘어 향후 항일운동 역사 및 교육 탐방코스로 활용될 전망이다.

   임종선 광복회 의전부장은 "중국 내 안중근 의사 전시관 설립을 시작으로 다른 해외 항일독립유적지에도 국내 항일운동가의 활동상을 기념하는 시설들이 설치되기를 바란다. 안 의사 전시관 설립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회와 다롄대는 10월24일 안 의사 전시관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며, 이틀 뒤인 26일에는 이 곳에서 '하얼빈 의거 100주년' 기념 행사도 열린다.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