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어서 세상이 달라질 것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을 먼저 바꾸어서 정권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고 유고에서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겨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이 단독입수한 노 전 대통령의 미공개 유고들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선거에서는 영남이 분열했음에도, 92년은 정주영 후보가 표를 갈랐음에도 (이기지 못했고), 2002년은 영남의 일부가 호남의 표와 제휴할 수 있는 아주 특수한 구도였다. 이런 구도는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시민이 주권자로서 권리를 찾고 올바르게 행사해야 한다”며 ‘학습하고 생각하는 시민’을 촉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임기중 ‘좌파 정부’라는 공격을 받았던 것과 관련해선 “임기 초반 경제위기, 의회 구성, 이념 공세, 여론의 관심 부족 등으로 분배 정책은 꺼내 보지도 못했다”며 “나중에 선순환, 동반성장, 비전 2030 등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름만 붙여놓고 흐지부지했거나 세금폭탄이라는 말폭탄에 묻혀버리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을 “반공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아직도 색깔 공세가 통하는 나라”라며 “보수의 나라”로 규정했다. 이어 “한참을 더 가야 미국, 일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진보의 시대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대해 “(한국경제의 위기는)미국 경제가 파탄 나고 그로 인해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진 결과”라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경제를 망쳤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 책임론’과 선을 그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서고 감세, 민영화, 구조조정, 규제 완화, 비정규직 기간의 연장, 경쟁의 교육 등등의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다. 지난 8년간 미국 공화당 정부의 정책과 꼭 같은 재판”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임기 내내 한나라당과 언론은 ‘경제 파탄’이라 규정하고 온갖 비난과 모욕을 퍼부었다. 여당이라는 사람들도 반론하지 않았다. 과연 노무현 시대의 경제는 어떤 상황이었기에 그처럼 모진 심판을 받았을까”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고 한겨레신문은 전했다.
유고는 노 전 대통령이 <진보의 미래>라는 책을 집필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작성한 5종의 초고들로, 이 가운데 일부(4차 초고)는 지난달 공개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 "한국은 여전히 보수의 나라" 유고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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