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매수는 어렵더라도 매도 타이밍을 지켜봐야 한다는 중립 의견이 2명(15%)을 차지한 데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인 셈이다. 현재 증시가 이른바 `상투`이기 때문에 현금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은 단 1명(8%)에 그쳤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낮은 금리와 유가, 원화값 강세로 인해 1998년 이후 주식시장이 가장 매력적인 국면에 도달했다"고 평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경기회복 초기에 가장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주식"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식에 대한 전망이 맑게 개면서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를 추천하는 전문가도 전체 중 16%인 6명에 달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 과정에서 오히려 업종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간접투자상품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은 하반기 이후 증시 변동성을 놓고 의견이 갈리며 투자방향 역시 엇갈렸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3분기까지는 강세장이 예상되지만 4분기에는 다시 조정 국면이 펼쳐지는 등 향후 1년간 제한된 박스권이 연출될 것"이라며 "박스권에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ELS 투자가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이후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파생상품 투자를 자제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보였다.
코스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면 어느 업종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현재 상태에서 추가 매수를 가정한다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철강, 금융주 순으로 투자가 유망하다고 입을 모았다.
IT(45%)와 자동차(30%) 등 경기민감주를 꼽은 비중이 75%에 달해 가장 많았고 철강(15%), 금융(10%)이 뒤를 이었다. 경기민감주는 단기간 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기업이익 증가와 함께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집중됐다.
신동석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재고소진 효과와 자연적 구조조정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고, 김주형 팀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더불어 중국 소비 성장 수혜가 겹치는 LG전자 등 IT주가 이익전망치 상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환율 수혜 효과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되는 자동차주도 빠지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실적 바닥에 대한 전망이 두드러지며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던 철강주를 꼽는 목소리도 나온다.
류승선 HMC투자증권 팀장은 "전 세계 철강 가격이 하반기 상승세를 지속하는 데다 중국 수요도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업종 대표주를 들고 나왔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주가 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주도 유망하다"고 금융주를 차선책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이 대체로 경기민감주 손을 들어주는 배경에는 하반기 증시가 연고점인 현 수준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짙게 깔려 있다.
설문 대상 전문가 중 과반수(54%)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 고점이 1600선을 터치할 것으로 예상해 현 수준 대비 100포인트가량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1700선을 점친 전문가도 30%에 달했다. 하반기 저점으로는 77%가 1300~1400 수준으로 하방경직성을 다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