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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값 `들썩`

화이트보스 2009. 7. 28. 20:49

국제 원자재값 `들썩`
구리 9개월만에 최고…WTI 68달러 돌파

경기 회복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연일 상승하고 있다.

건축 등 많은 산업에서 원자재로 쓰여 실물경기의 대표적인 지표로 알려진 구리 가격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9% 올라 파운드당 2.54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파운드당 2.579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 가격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3개월물 가격도 1.4% 오르며 t당 5600달러(파운드당 2.54달러)를 보였다. 지난 1월 22일 t당 3090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6개월 만에 81% 상승한 수치다.

알루미늄 가격도 연일 상승 추세다. 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t당 1826달러를 기록했고 10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구리, 알루미늄, 주석 등 주요 6개 금속을 모아 만든 런던금속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55%나 올랐다.

6월 11일 배럴당 72.68달러까지 상승했다가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27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68.38달러까지 올라갔다.

원자재시장 분위기는 확실히 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기즈스버트 그뢰네웨건 골드애로캐피털매니지먼트 파트너는 "예상보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구리를 사모으고 있다"면서 "개선된 투자심리가 금속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27일 원자재 가격 급등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신규 주택판매 상승의 영향이 크다. 미국 상무부는 6월 38만4000채의 신규 주택이 판매돼 전월 대비 11% 늘어 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로화 대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달러 가치도 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물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조성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은 아직 잠잠하지만 중국이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등 실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답했다.

김기봉 유진투자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경기가 돌아설 것을 예상한다면 원유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올라가는 게 맞다"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에서 `출구전략(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함)`을 펼칠 경우 달러 가치는 올라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채광률이 낮아진 구리는 수요 증가에 맞춰 광산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가격을 받쳐주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나친 상승에 대한 경계심리도 만만치 않다. 구리, 알루미늄 등 원자재시장은 원래 투기세력에 의한 상승이 많은 만큼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가 있다. 특히 중국으로 흡수된 원자재들이 실제 소비되는 것인지 아니면 재고로 쌓이기만 하는 것인지를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충고도 들린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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