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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호평에도 한국경제 못웃는 이유

화이트보스 2009. 7. 29. 16:53

해외호평에도 한국경제 못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 임동욱 기자 | 입력 2009.07.29 15:47

 

[머니투데이 임동욱기자][해외IB들 경제성장률 전망 잇따라 올려..당국 '앞으로 문제']
해외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로 5년6개월만에 최고치인 2.3% 성장하는 등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회복세가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쏟아 부은 재정지출 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정부당국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도 당초 예상치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 만들어진 '불황형 흑자'라는 점은 우리경제에 잠재된 불확실성 중 하나다.

◇해외IB, 한국경제 '굿'

= 최근 해외의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변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최근 한 칼럼에서 '서울의 정부 관계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를 주목했다.

IB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0.5%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8%에서 5.0%로 높였다. 이는 올해 성장률에 대한 정부 전망치(-1.5%)보다 1%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모건스탠리가 이같이 전망치를 대폭 높인 것은 수출회복세가 더욱 확대되고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기업심리가 호전되면서 기업의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올 하반기 성장률이 0.7%를 기록하고, 연간으로는 -1.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연간 전망치는 -3.0%수준. 골드만삭스는 기존 -3.0%에서 -1.7%로, 씨티그룹은 -4.8%에서 -2.0%로 전망치를 각각 상향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기존 -2.5%에서 -1.2%로, 도이체방크도 -2.9%에서 -1.6%로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정부, '기분은 좋지만..'

= 정부 당국자들도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실제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의 경제상황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분명 양호하고 예상보다 나은 모습"이라며 "이제 희망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량의 마취제를 투약해 급한 환자를 살려냈지만, 마취효과가 끝난 이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의사의 심정과 비슷하다.

최근 경제당국자들이 나서 여러 차례 출구전략 시행이 '시기상조'임을 강조한 것이나, 정부가 '3분기 당초 전망치(1% 내외)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2분기 성장의 일부는 재정의 조기집행이나 자동차 세제지원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지출 효과를 뺄 경우 2분기 성장률을 1%대로 떨어진다는 계산이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정부가 하반기에 쓸 수 있는 예산은 90조6000억원은 올해 본 예산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상반기에 65%를 이미 쏟아 부어 경기부양에 나선 결과다. 국가채무가 GDP의 35.6%로 치솟은 상태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민간기업들에 '할 일(투자)을 하라'며 압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투자가 지속성장의 기반이 되는 고용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쌓아두고 몸을 사리는 기업들이 얼마나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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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기자 dw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