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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친환경차(車) 배터리 전쟁' 불붙었다

화이트보스 2009. 7. 30. 17:10

한·미·일 '친환경차(車) 배터리 전쟁' 불붙었다

입력 : 2009.07.27 04:21

배터리 기술이 차(車)성패 갈라
2015년 시장규모 10조원
일(日)파나소닉·히타치 앞서나가
LG화학, 1조원 투자 계획
미(美)도 IBM 진출 등 맹추격

하이브리드카·전기자동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쓰이는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국·미국·일본 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올해 1조원, 2015년에는 10조원 규모로 초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가장 발 빠른 일본의 경우, 파나소닉이 올 2월 1000억엔(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한 차량용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히타치는 이달 초 차량용 배터리의 생산 능력을 2015년까지 현재의 70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LG화학은 지난달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세계 시장 20%를 차지한다는 목표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와 합작 업체 'SB리모티브'를 세운 데 이어 이달 15일 미국 자동차용 전지업체 코바시스를 전격 인수했다. 미국 IBM도 지난달 자동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배터리 기술력이 자동차 성패 판가름

IT기업들이 자동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동차가 대형 IT 기기로 바뀌는 데다, 가솔린으로 엔진을 돌리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친환경차는 휴대폰처럼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모터를 돌리기 때문이다.

가솔린 방식과 배터리를 함께 채택한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세계 시장 규모가 2004년 16만5000여대에서 2007년 50만9000여대로 3년 만에 3배 넘게 컸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2020년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14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시장 선점을 겨냥한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도요타는 파나소닉에서, 혼다산요로부터, 닛산NEC에서 배터리를 각각 공급받고 있다. GM은 LG화학·히타치·산요가 복수 공급처이며, 폴크스바겐은 산요·도시바와 중국 BYD를 선택했다. 현대·기아차LG화학과 제휴한 상태이다.

LG화학의 관계자는 "휴대폰과 비교하면 하이브리드카는 배터리 용량이 100배, 전기자동차는 500~600배가 더 필요하다"며 "향후 누가 차량용 시장을 잡느냐에 따라 세계 배터리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등 3국 '혈투'

이런 전기차 배터리 경쟁은 이미 국가 간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중 미국은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24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지원키로 결정하는 등 가장 적극적이다. 몰락한 자동차 산업을 되살릴 핵심 분야로 배터리를 선택한 것. 제니퍼 그랜홀름 미시간 주지사는 최근 "미시간주를 앞으로 세계 배터리 산업의 수도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7년간 210억엔(약 2700억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전지개발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여기에는 도요타·혼다 등 5대 차업체와 파나소닉·산요 등 7개 배터리 업체, 교토대 등 10개 대학이 참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현대자동차, LG화학, SB리모티브 등을 차량용 배터리 기술 개발 국책 과제 사업자로 선정, 앞으로 5년간 400억원을 지원한다.

배터리의 경쟁력이 자동차 산업의 성쇠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배터리 기술이 자동차 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와해성(disruptive) 기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해성 기술은 휴대폰의 등장이 무선호출기 시장을 소멸시킨 것처럼 기존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기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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