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위기감 느끼는 인도=중국과 인도는 둘 다 핵무기를 가진 군사강국이다. 하지만 해군력만 놓고 보면 중국이 인도에 크게 앞서 있다. 병력은 다섯 배, 함정은 세 배가 많다. 첨단 무기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이 같은 전력 우위를 최근 노골적으로 과시하기 시작했다. 4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항에서 열렸던 해상 열병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창정(長征) 6호를 선두로 네 척으로 구성된 핵 잠수함 함대를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창정 6호는 8000t 규모에 제4세대 원자로를 탑재한 중국의 최신예 핵 잠수함이다. 그간 군사기밀로 숨겨 왔던 창정 6호를 외국 참관단 앞에서 공개한 것은 중국 해군의 힘을 자랑하는 일종의 ‘무력 시위’였다.
더구나 중국은 ‘대양 해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국 연안을 벗어나 멀리 대양으로 작전 반경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든든한 경제력을 활용해 남아시아 곳곳에 전략 거점도 확보했다. 스리랑카가 남부 함반토타에 건설 중인 항구 공사비 3억6000만 달러(약 4700억원)의 85%를 중국이 대고 있다. 완공 후에 중군 군함·상선의 기항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의 작은 어촌이었던 과다르도 중국의 지원으로 대형 물류 항구로 변신 중이다. 중국은 이곳에 해군 기지와 석유저장기지를 마련하고 중동에서 실어온 원유를 서부 신장(新疆) 지역으로 나를 송유관을 놓을 계획이다. 인도양의 맹주를 자처해온 인도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리한트의 진수는 인도가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애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는 게 BBC의 분석이다.
◆왜 인도양인가=중국은 조만간 인도양에 최소 1척 이상의 항공모함과 새로 건조한 핵 잠수함 등 첨단 해군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인도도 5년 안에 벵골만에 항공모함 1척과 군함 32대, 잠수함 6대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과 인도가 이렇게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인도양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3분의 2, 컨테이너 화물의 절반 이상이 인도양을 지난다. 중국의 경우 원유 수입량의 90% 이상을 인도양 항로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인도양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중국이나 이를 막으려는 인도, 양쪽 다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