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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 되었다가 쪽박이 되고 만 행복도시

화이트보스 2009. 9. 9. 21:02

대박이 되었다가 쪽박이 되고 만 행복도시
행정수도, 2002년 대선 민주당 공약 가운데 멋진 공약
 
정인봉 변호사
돌아가신 분이라서 말씀드리기는 정말이지 송구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관련이 없을 수는 없기에 몇 마디 하지 않을 수는 없다. 2002년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내 놓은 공약 가운데 하나 멋지게 들어맞은 공약이 바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민주당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기들도 그 공약이 그렇게 들어맞을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 정인봉  변호사  ©브레이크뉴스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냥 한번 던져 본 이야기인데, 한나라당이 말려들었다는 것이다. 원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있었던 일이었던 흘러간 유성기에서 나오는 고복수의 노래 같은 것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어차피 선거판도 열세였기 때문에 새로운 삼빡한 공약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청도 민심도 있고 해서 흘러간 노래인 행정수도 이전을 한번 내어 보았다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당시 이회창 후보를 돕던 참모진들은 그야말로 멍한 상태였고 노무현 측에서 내 놓은 공약이니 무조건 반대로 입장을 정리하였던 것이다. 그래 지금 이 시점에서 행정수도를 옮긴다니 이게 말이나 되느냐면서 반대하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반대의 이유로 내 놓은 것이 서민들을 자극하였다. 그래 행정수도를 옮기면 서울이나 경기도의 집값이 내려간다고 선전했던 것이다. 그러면 서울 사람들이 노무현을 찍지 않을 것이다. 민심이 나빠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서울의 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아니 서울의 집값이 내려가면 전세값도 내려가서 살기 좋아지는 것인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행정수도 이전이 괜찮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민주당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있는가? 서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그래 한나라당은 수도권에 집값을 올리려고 하는 정당이라는 식으로 선전을 해 대었던 것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충청도 대로 아니 민주당이 행정수도를 옮긴다는데, 왜 한나라당은 반대만 하냐면서 한나라당을 미워하기 시작하였다. 원래 민주당을 좋아하는 정서는 아니었고 지금 선진당으로 지역감정에 기대고 있는 이회창 후보가 충청남도 예산 출신이어서 그에게 막연한 호감이 있었는데,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면서 완전히 돌아서고 말았던 것이다. 아니 남도 행정수도를 이전해 준다는데 남도 아닌 이후보가 왜 충청도를 못살게 구느냐면서 미워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나중에 어느 당직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민주당도 행정수도 이전이 그렇게 대박을 터뜨릴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왜 한나라당이 그렇게 말려들었는지 너무도 이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02년 선거는 민주당이 이긴 선거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스스로 진 선거라는 말이 나올 지경인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도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니 행정수도 공약이 정말이지 나쁜 공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원래 오기가 있는 분이고 야당이 반대를 하니 밀어 붙이기로 작심하였던 것이고, 그러다 보니 헌법재판소를 거쳐서라도 꼭 관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공사판을 벌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대운하보다 더 나쁜 공약일지도 모른다.
 
대운하를 반대하는 민주당이나 선진당에서 행정수도 관철을 들고 나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 자원의 낭비를 도대체 어쩌려고 그렇게 하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법안으로 확정된 이전을 무조건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슬그머니이다. 대운하는 포기하였지만, 4대강은 포기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슬기를 바로 민주당과 선진당이 배워야 한다. 행정복합도시라는 약자인 행복도시가 아니라 충청도와 대한민국의 행복을 위한 행복도시를 위한 지혜를 짜낼 때가 되었다.
서울대학교를 그쪽으로 옮기고 각 대학의 분교를 그쪽으로 옮겨서 일부의 행정기능을 담당하면서 교육도시로 바꾸는 정도의 융통성은 발휘하여야 한다. inbong19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