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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경제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 한국, 수출감소 충격 대비를"김

화이트보스 2009. 9. 14. 04:00

내년 세계경제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 한국, 수출감소 충격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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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14 00:35 / 수정 : 2009.09.14 02:02

리먼 사태 1년… 해외전문가 11人 한국경제 진단
내수시장 키우고…"부동산에 의존하는 내수서비스업 키워 다양화해야"
기업 혁신 서둘러라…"高환율 효과 곧 사라져 稅인하로 투자촉진하고 외환보유액 더 늘리길"

"세계경제 더블딥 가능성"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최대 위험 요인으로 해외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재침체 가능성을 들었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잠시 회복 기미를 보이다 내년에 다시 하강하는 W형 침체(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에 빠지고, 그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다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프래빈(Praveen)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 수석투자전략가는 "한국경제는 2009년 하반기에 V형 회복을 하겠지만, 2010년에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지면서 수출 부문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일본·유럽의 경제가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와 기업의 재고조정이 끝나는 반면 민간 소비와 고용 등 자생적 회복이 부진해 내년에 다시 침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스펜서(Spencer) 도이체방크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번 금융 위기로 미국과 EU(유럽연합)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약 2.5%에서 1.5%로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수출은 앞으로 이전과 같은 강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콘든(Condon) ING그룹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출구전략(물가급등에 대비해 유동성을 회수하는 조치) 시행에 실패하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미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더블딥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값을 인플레이션 지표로 판단, 현재 1온스(31.1g)당 1006달러(11일 현재)인 금값이 1300달러를 넘어서면 더블딥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이번 금융위기 동안에 고환율 효과를 봤지만, 이 혜택은 조만간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지금부터 기업들이 미리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내수 확대와 투자 효율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한국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내수를 확대하고 기업들이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처방을 제시했다. 또 외환보유액을 좀 더 쌓고 보유액 구성도 다변화하라고 조언했다.

스펜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수출 위주의 경제를 내수 위주로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사회보장제도 개선, 소매·도매·부동산 등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심사숙고하되 실천이 늦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콘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지난 2년간 잠재성장률(5%)보다 훨씬 낮은 성장률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향후 2년간 7% 이상 성장하는 전략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소득세·법인세를 인하해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이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기업들은 이번 글로벌 위기에서 더욱 지위가 강해졌다"며 "세계시장의 경쟁자들이 긴축을 할 때 연구개발(R&D)에 다시 투자해 현재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켄 골드스틴(Goldstein) 콘퍼런스보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하는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중국과의 무역거래를 키워야 한다"고 권유했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 교수는 "한국 내수가 부동산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내수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시아 기업 통합 등 규모확대 필요"

리처드 돕스(Dobbs) 맥킨지경제연구소 아시아 대표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에는 국제무대에서 규모의 싸움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므로 한국 기업들도 비주력사업을 처분하고, 아시아 기업들과의 통합이나 일본자본 활용을 통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프래빈 수석투자전략가는 "한국의 경우 단기투자자본이 유출될 경우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을 더 쌓아서 환율을 안정시키고 대외지급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헨리 세거맨(Seggerman) 뉴욕 IIA 자산운용 대표는 "미국경제가 회복되려면 적어도 5년은 걸릴 정도로 미국경제가 어렵다"며 "한국은 (달러에 편중되어 있는) 외환보유액 구성을 다변화하라"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 대체로 잘 대응"

전문가들은 한국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한 유동성 공급, 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 중소기업대출 연장 등의 조치는 은행시스템을 유지하고 시장과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대체적으로 인정했다. 노이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2010년에 견고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돕스 대표는 "노동시장 유연성, 혁신, 기업지배구조개선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으며, 서비스 부문의 성장엔진도 이야기는 많았지만 진척은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