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앙숙관계 청산' 파워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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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정운찬·정몽준 다자 대선 예비후보로 재편-그 내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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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석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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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는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경선을 통해 치열하게 접전, 앙숙관계 였다. 두 정치인은 이때 생사를 걸고 싸웠다. 당내 강자였던 박근혜는 끝내 이명박에게 패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와의 투쟁에서 승리,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한나라당 후보 경선전이 남긴 후유증으로 인해 “앙숙”처럼 비쳐졌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라해도 박근혜 의원의 존재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당내의 파워가 있고, 국민지지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어서이다. 박근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EU(유럽연합)와 헝가리, 덴마크 등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대북 특사설도 솔솔 새어나오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과연 앙숙관계는 청산되고 있는 것인가? 박근혜는 '영남의 DJ'로 통한다. 그만큼 영남지지도가 강하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당 내에선 박근혜 파워가 대단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20·30% 대에 머물면서 저공행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박근혜와 그 측근들이 홀대 당하는 일들이 일어나 “이명박·박근혜의 앙숙관계”가 정가의 화젯거리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절대로 박근혜를 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그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중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자(多者) 예비후보 구도를 만들어 냈다. 이 대통령에게 있어 박근혜는 지난 대선 전 한나라당 경선 때 경쟁자였다. 박근혜는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차기 대선 예비 후보 1순위의 정치인. 그런데 이 대통령은 최근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을 총리로 지명했다. 정운찬은 총리 지명과 동시에 여권의 차기 대선 예비후보 반열에 올랐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0월 재·보선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대표직을 사임했고, 그 뒤를 이어 정몽준이 대표직을 승계, 대표 자리에 올랐다. 정몽준 역시 대표 취임과 동시에 여권의 차기 대선 예비후보 반열에 오른 셈. 여권의 차기 대선 예비주자가 순식간에 다자구도로 변환됐다. 정몽준 대표는 대표취임 기자회견에서 5·6인의 대선 예비후보를 거론, 2·3명이 더 합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선 예비후보 조기 부각 대선 예비후보가 조기에 부각된 것이 박근혜에게 유리한가, 아니면 불리한가? 불리론자들은 주식회사에 빗댄다. 한 회사의 주식을 한 사람이 51% 이상 갖지 못하면 어차피 소액 주주끼리 연합, 지배주주가 될 수밖에 없는데, 박근혜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박근혜는 현재 30%대의 국민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가 지배주주가 되려면 다자 예비후보 가운데 힘이 있는 누군가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그가 다자 후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 여권의 차기 대선의 후보 되기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길한 시나리오이다.그러나 낙관론자들은 '쏠림현상'을 말한다. 권력의 속성에는 약자가 강자에게 붙는 '쏠림현상'이 있는데, 당내 후보를 뽑는 경선정국에서는 강자인 박근혜에게 쏠림현상이 나타나 차기 대선후보가 확실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이다. 이는 박근혜에겐 길운의 시나리오이다.박근혜는 여전히 높은 국민적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1위를 계속 차지해오고 있다. 지난 9월 7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조사(전국 성인남녀 1천명 상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가 34.6%로 1위였다. 정운찬은 2.1%, 유시민 6.3%, 이회창 4.9%, 정몽준 4.9%, 정동영 4.4%, 오세훈 4.4%, 손학규 4.3%, 한명숙 3.3%, 김문수 1.6%, 정세균 1.3%, 노회찬 0.5% 였다.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8월 25일 조사결과는 박근혜가 36.8%로 1위였다. 이어 유시민 13.7%, 정동영 11.8%, 정몽준 7.4%, 이회창 5.6%, 오세훈 4.5%, 손학규 4.1%, 김문수 4.1% 순이었다. 이 조사들에 의하면, 국민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다. 어떤 조사이든지 상위를 달리고 있다.박근혜는 여성이다. 우리나라는 건국 후 여성 대통령이 없었다. 모두 남성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했었다. 미국은 선진 정치국가이다. 그런데 그간 백인들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해왔었다. 그러나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백·흑간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 세계인의 감동을 자아냈다. 우리나라는 여야 수평적 정권교체를 두번 실현했다. 김대중과 이명박이 그 주인공이다. 만약, 여성인 박근혜가 집권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남여간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감동 그 자체였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혁명적인 정치적 사건이 될 것이고, 박근혜가 그런 감동의 첫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박근혜는 이런 국민적 지지와 최초의 여성대통령감이라는 여건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힘겨루기를 계속해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박근혜 의원과 다소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여야를 통틀어서 차기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박근혜를 계속 홀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된 직후 박근혜를 중국특사로 보낸 기억을 되살려 최근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EU 등의 국가를 방문케 했다.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12박 13일간의 일정으로 EU(유럽연합)와 헝가리, 덴마크 등을 방문한 것. 이명박·박근혜가 앙숙관계를 청산하고 부분적으로 소통하는 게 가시화되는 시발점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박근혜는 철두철미 정치적 행보를 했다. 9월 10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새마을회관 준공식에서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을 거론, 자신의 존재적 무게를 더 했다. “새마을 정신으로 세계가 놀란 기적을 이뤄냈다”면서 선친 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자연스럽게 언급 했다. 새마을 운동을 언급한 그는 “지금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새로운 역경과 도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기본정신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월 초 몽골을 방문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 사업의 위대함(?)을 몽골에서 접했다고 한다. 그는 “오래 전 우리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던 새마을운동을 지금 많은 나라에서 국가발전모델로 연구하고, 벤치마킹하고 있어서 우리에게는 큰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그는 지난 5월 6일에 가진 미 스탠포드대 강연에서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이때 “한국의 대통령이었던 저의 아버지께서는 나라의 미래에 대해 큰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한국은 36년간의 가혹한 식민지 시대를 거쳐, 나라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고, 거기에 한국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자원도 돈도, 기술도 없고, 대다수 국민들이 가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나라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 것인가는 한국지도자의 큰 고민이었다. 결국 유일한 길은 수출과 공업화를 국가적 목표로 세우고, 이를 위해 과학기술을 육성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길로 매진했다. 딸인 저도 그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피력했다.하여튼, 최근 들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은 서로 소통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EU, 헝가리, 덴마크 특사 방문 이후인 9월 16일 청와대 회동이 열릴 예정이다. 특사로서 보고를 위해 이·박이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그러나 독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 특사설도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이 없다” 박근혜는 지난 5월 미국을 방문, 6일 스탠퍼드대 아시아 퍼시픽 연구 센터에서 '급변하는 세계 속의 한국과 미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 강연에서 북한특사 문제와 개헌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어떤 특별한 임무를 가지는 특사 얘기도 있었는데 그 문제도 사실은 누가 공식적으로 북한에 가고 하는 것에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 북쪽에서도 정부에서 보내는 사람을 만나서 한반도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지나 의향이 서로 있을 때 얘기가 되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누가 가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라고 언급, 남북이 서로 필요하다면 특사로 갈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 중임제,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을 일치시키는 것에 대해 말해왔다. 4년 중임제를 해서 그것에 찬성하면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어떤 정책이 뿌리를 내리게 해서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게 더 좋고 대통령도 행정부도 책임감을 갖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4년 중임제개헌을 찬성했다.기자회견에서 "전부터 대통령 중임제,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을 일치시키는 것에 대해 말해왔다. 5년 단임제는 여러 번 해왔지만, 그때 그런 제도가 태어난 이유도 있고 장점도 있었지만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고 이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서 행정부가 대통령이 중요한 정책을 펴려고 할 때 말이 5년이지 레임덕 기간과 처음(허니문 기간)을 빼면 중요한 정책을 뿌리내리게 하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 심지어는 한미동맹 등 변할 수 없는 것까지도 약간 흔들리기까지 했다. 그렇기 때문에 4년 중임제를 해서 그것에 찬성하면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어떤 정책이 뿌리를 내리게 해서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게 더 좋고, 대통령도 행정부도 책임감을 갖고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박근혜는 EU지역 특사로 해외에 나갔다 온 이후인 지난 9월 10일 대구를 찾았다. 유림단체인 담수회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소외계층이 눈물 흘리지 않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거론, 이대통령의 서민공략을 우회적으로 칭찬했다. 또한 10월 재·보선 지원문제에 대해선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해, 선거에서 잡음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개헌에도 협조할 수 있다는 의미의 발언도, 이미 쏟아냈다. 이명박·박근혜의 앙숙관계가 해소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