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 한통에 제약업계 발칵
“리베이트 받은 11곳-제공한 8곳 명단입니다” 10월초 협회 신고센터에 접수 당국 단속 맞물려 업계 긴장 복지부 “협회 조사 본뒤 조치”
리베이트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익명의 제보가 미칠 파급력을 우려한 제약협회는 비밀리에 사실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협회가 이 제보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올해 8월 리베이트 적발 시 해당 약품의 약가(藥價)를 20% 인하하는 보건복지가족부의 단속이 시작된 이후 아직까지 적발된 곳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또 8월 이후 신고센터에 제보가 접수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뒤늦게 익명의 제보 접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약업계는 적지 않은 혼란에 빠졌다. ‘매출 상위 5개 제약사 중 2곳이 포함됐다’ ‘영호남 지역의 의료기관이다’는 등의 미확인 소문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에는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전문적인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몇몇 업체가 파파라치를 고용해 경쟁사의 리베이트 정보를 찾고 있다”는 악의적인 소문까지 돌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사실로 드러날 경우 약가 인하도 문제지만 ‘리베이트 적발 1호’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며 “단속 이후 최초의 제보이자 최초의 조사라는 점에서 결과에 관심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제약협회 측은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해당 부서 관계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조사 내용, 업체 이름은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익명의 팩스 제보에 대한 제약업체의 반응은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제각각이다. 8곳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B사 관계자는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팩스에, 그것도 사실 여부조차 확인 안 된 음해성 내용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C사 관계자는 “이는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며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제약협회의 엄밀한 조사가 있어야 리베이트가 근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제보와 관련해 “협회의 조사를 지켜본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리베이트 적발 시 징계 수준은 1000만 원 이하의 위약금을 물리는 경징계와 1억 원 이하의 위약금, 관계당국 고발 처분을 하는 중징계로 나뉜다. 협회가 중징계를 내릴 경우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협회의 조사 결과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협회 측은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조사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파장을 알기 때문에 협회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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