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철 시대… 항공사 “나, 떨고 있니?”

中 고속철 시대… 항공사 “나, 떨고 있니?”

세계일보 | 입력 2009.10.26 21:58

 

철도 여행 경쟁력 '쑥'… 저가항공 노선 취소 등 타격

중국에서도 고속철도 시대가 열리면서 항공기와 고속철도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고속철도의 등장으로 철도 여행 소요 시간이 대폭 감소한 데다가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26일 중국 광저우일보(廣州日報)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광저우∼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올해 말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12시간 걸리던 시간이 3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현재 1시간30분 걸리지만 공항에서 도심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고속철도와 큰 차이가 없게 된다. 현재 광저우∼우한 고속철도 요금은 480위안으로 책정돼 시기에 따라 400∼900위안에 달하는 항공기 요금에 비해서도 저렴하다.

대만 공상시보(工商時報)에 따르면 특히 단거리 노선에 주력하던 중국의 저가항공이 노선을 취소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인 춘추(春秋)항공은 최근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신정(新鄭)공항에서 철수했고 상하이∼정저우, 상하이∼후베이성 이창(宜昌) 노선도 폐쇄했다.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고객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공상시보는 "상하이∼정저우 노선은 1000㎞ 미만인데 고속철도는 날씨의 영향도 받지 않고 정확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 항공사들도 지난 25일 추·동계 운항 개편 때 탑승 수속을 간편·신속하게 해주는 '익스프레스 서비스(空中快線)'를 확대하고 요금 인하에도 나섰다. 중국국제항공은 베이징∼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베이징∼충칭(重慶), 베이징∼상하이 등 노선에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도입했고, 내달 1일부터는 베이징∼홍콩 노선에도 동일한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중국은 2012년 유럽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고속철도 대국으로 부상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