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워싱턴호 함장 中영해 정박 기념 회견
중국 영해로 들어온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는 소란스러웠고, 외출을 앞둔 병사들은 들떠 있었다. 29일 오전 7시40시쯤 홍콩 섬 펜윅(Fenwick) 선착장을 출발한 소형 연락선이 30여분 뒤 홍콩섬과 란타우섬 사이의 넓은 바다에 이르자 멀리 남중국해의 수평선 위로 미 7함대 소속 항모(航母) 조지 워싱턴호가 서서히 다가왔다. 9만7000t급의 거대한 핵 추진 항모다.조지 워싱턴호는 이날 이례적으로 홍콩의 각국 취재진 50여명을 초대했다. 축구장 3개는 족히 들어가는 길이 360m, 폭 92m의 갑판 위에는 조기경보기와 수퍼 호넷, 호넷 전투기 등 각종 비행기 66대가 정렬해 있었다. 파도가 너무 거세 소형 연락선에서 항모 갑판에 오르기까지 바다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정작 항모 갑판은 전혀 흔들림 없는 '육지'였다.
- ▲ 중국 영해로 들어온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
데이비드 라우스먼(David Lausman) 함장에게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는 "대양해군으로 나아가는 중국은 친구인가, 적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나라는 자국을 지킬 국방력이 필요하다. 해군력 증강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중국 해군은 협력할 분야를 많이 가진, 우리의 좋은 파트너"라고 답했다.
그는 중국의 항모 건조 시점에 대해선 "항모 건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첨단 기술과 자재, 인력, 제조 및 운용 능력 등이 어우러져 이뤄진다. 중국이 온전한 항모를 보유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미 항모가 정박한 해역은 군사적으로는 중국 영해나 마찬가지다.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홍콩에 일정한 자치권을 부여한 '특별행정구역(SAR)'의 지위를 부여했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은 홍콩섬에 진주하면서 홍콩을 지킨다.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중국전문 군사잡지 '칸와(Kanwa)'의 안드레이 편집장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조지 워싱턴호의 홍콩 기항을 허용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작년 말에는 미국이 대만에 첨단무기를 대량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1년도 되지 않아 양국이 군사적으로 '유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