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골프의 신세대 주자인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의 실전 레슨을 위해 찾아간 일본 규슈 미야자키의 유명 골프클럽 '아이와 미야자키 리조트' 골프코스. 이승호는 장타(長打) 강의를 위해 카트를 몰고 18번홀로 가던 도중 그린 주변에 잠시 멈추자고 했다. 기자는 코스에 늘어선 남국의 야자수와 얼굴에 와 닿는 훈풍을 즐기던 중이었다.
카트를 세운 이승호는 드라이버가 아닌 웨지를 꺼내더니 그린 근처에서 가볍게 어프로치 샷 연습을 시작했다. 장타 강의를 하기로 해놓고 웬 어프로치? 이승호는 궁금해하는 기자에게 "힘이 들어가기 쉬운 드라이버 샷을 하기에 앞서 웨지 샷으로 가볍게 몸을 풀면서 리듬감을 익히는 것은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타이거 우즈 같은 선수들도 자주 하는 좋은 습관"이라고 했다. 그는 "웨지 샷은 대개 60~70%의 힘으로 하지 않느냐"며 "드라이버도 웨지처럼 가벼운 느낌으로 스윙을 하는 것이 샷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승호는 주말골퍼들도 라운딩에 앞서 드라이버만 힘차게 휘두를 것이 아니라, 웨지같은 짧은 클럽으로 가볍게 스윙감을 익히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했다.
이승호는 웨지로 잔디의 감촉을 느끼며 코스 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곳은 리조트 스타일로 넓고 시원하게 지었지만, 페어웨이 상태는 정규 대회를 해도 좋을 정도네요. 잔디가 좋아야 클럽이 깨끗하게 공을 때릴 수 있거든요."
마침내 이승호와 함께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아이와 미야자키 리조트의 18번 홀은 10층짜리 클럽하우스가 정면으로 보이는 파5 롱홀(573야드)로, 페어웨이 좌측엔 벙커가 도사리고 있었다. '골프 천국 미야자키에서 아마추어의 꿈인 장타의 비결을 듣게 되는구나' 하고 기대하는 순간, 이승호가 이번엔 긴 금속 막대기로 만든 특수 장비를 티잉 그라운드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함께 간 스윙 코치 브렛 손더스가 "이건 우리만의 비밀 연습 장비잖아"라고 하자, 이승호는 "다 보여 드리기로 했잖아요"라며 설치를 계속했다. 3~4m쯤 되는 금속 막대기를 이승호의 세트 업 자세 때 나오는 클럽 샤프트의 기울기와 똑같은 각도로 기울여 놓았다.
이승호는 "장타 비결의 기초는 백스윙과 다운스윙 때 바람직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헤드 스피드를 높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는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테이크 백, 백스윙, 다운스윙의 3박자로 연습 스윙을 했다. 어드레스 각도를 유지하며 그대로 백스윙을 했다가 똑같은 각도로 다운스윙하는 스윙궤도를 몸이 기억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승호는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 올리는 등 스윙궤도가 좋지 못하면 원심력을 이용한 파워 스윙을 할 수 없다"며 "이 경우 힘껏 때린다고 비거리가 느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스윙 코치 손더스는 "(이)승호는 스윙 궤도를 정확히 만드는 데 2년, 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데 1년의 공을 들였다"고 귀띔했다. 드라이버 샷이 260야드였던 '짤순이'가 300야드가 넘는 장타자로 거듭난 비밀도 여기서 출발했다는 설명이었다. 이승호의 장타 레슨 1장 1절. "좋은 스윙 궤도 없이 장타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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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 이렇게만 하세요'] (2) "좋은 스윙궤도 없이 장타는 없어요"
아이와 미야자키 리조트 꼼꼼한 코스 관리로 페어웨이 잔디상태 뛰어나
발행일 : 2009.10.21 / 스포츠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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