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화폐전쟁 점입가경
매일경제 | 입력 2009.11.16 14:0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 상해에 발을 디딘 16일, 베이징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가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목소리를 다시 한번 높였다.
칸 총재는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컨퍼런스에서 "중국의 내수성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상은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고위관계자가 공개적으로 내뱉기 어려운 요구를 IMF가 대신 목소리를 내준 셈이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무역적자는 10개월 만에 최대규모인 365억달러였다. 이중 중국에 대한 적자만 221억달러다. 전달인 8월에 비해 9.2%나 증가한 금액이다. 무역확대에 경제회생의 승부를 걸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이 왜 중요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이다.
현재와 같이 미국 달러화에 연동해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대미수출만 늘릴 뿐이다. 위안화 가치를 올려 미국 제품에 대한 중국내 수요를 높이고, 중국제품의 대미수출도 줄여 양국간 무역적자를 낮춰보겠다는게 미국측 계산이다.
이와 때를 같이해 무디스가 중국이 내년 초부터 위안화 가치를 연평균 5%씩 절상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AP와 로이터가 16일 보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통화 절상을 점진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며 "오는 2015년께 달러와 위안화 환율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정상들의 지원을 받아 중국정부를 밀어붙이겠다는 오바마대통령의 전략은 일단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1개 APEC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 정부가 희망했던 위안화 평가절상에 공개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16일 전했다. 이 통신은 "참가국 정상들은 오히려 미국정부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 등의 조치를 세계경제에 역행하는 보호무역주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또 "오바마대통령의 자유무역에 대한 약속에 대해서도 정상들은 의문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위안화 절상이라는 선물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지만 곳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여 미국을 공격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우밍캉(Liu Ming Kang)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1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금융포럼에서 "달러화의 지속적인 약세와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12~18개월 동안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같은 저금리 정책이 결국 대규모 달러캐리트레이드(낮은 금리를 이용해 달러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를 일으켜 전 세계 주식, 부동산 등 자산에 투기 거래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밍캉 주석은 특히 이머징 시장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홍콩의 도널드 창 행정수반도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이 제2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이 1997년 발발한 아시아 금융위기를 불러왔고 미국 모기지 대출 부실에도 영항을 줬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 중국 당국자들사이에서 나오는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저금리 정책에 대한 불만과 함께 달러와 위안화를 놓고 벌어지는 힘겨루기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리 미국의 힘빼기에 나선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달러약세가 지속되면 투자해 놓은 달러 자산가격하락으로 인한 손해도 중국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미국채 자산 보유액이 8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했다.
[워싱턴 장광익 특파원 / 서울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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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총재는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컨퍼런스에서 "중국의 내수성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상은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고위관계자가 공개적으로 내뱉기 어려운 요구를 IMF가 대신 목소리를 내준 셈이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무역적자는 10개월 만에 최대규모인 365억달러였다. 이중 중국에 대한 적자만 221억달러다. 전달인 8월에 비해 9.2%나 증가한 금액이다. 무역확대에 경제회생의 승부를 걸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이 왜 중요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이다.
현재와 같이 미국 달러화에 연동해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대미수출만 늘릴 뿐이다. 위안화 가치를 올려 미국 제품에 대한 중국내 수요를 높이고, 중국제품의 대미수출도 줄여 양국간 무역적자를 낮춰보겠다는게 미국측 계산이다.
이와 때를 같이해 무디스가 중국이 내년 초부터 위안화 가치를 연평균 5%씩 절상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AP와 로이터가 16일 보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통화 절상을 점진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며 "오는 2015년께 달러와 위안화 환율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정상들의 지원을 받아 중국정부를 밀어붙이겠다는 오바마대통령의 전략은 일단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1개 APEC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 정부가 희망했던 위안화 평가절상에 공개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16일 전했다. 이 통신은 "참가국 정상들은 오히려 미국정부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 등의 조치를 세계경제에 역행하는 보호무역주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또 "오바마대통령의 자유무역에 대한 약속에 대해서도 정상들은 의문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위안화 절상이라는 선물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지만 곳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여 미국을 공격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우밍캉(Liu Ming Kang)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1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금융포럼에서 "달러화의 지속적인 약세와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12~18개월 동안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같은 저금리 정책이 결국 대규모 달러캐리트레이드(낮은 금리를 이용해 달러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를 일으켜 전 세계 주식, 부동산 등 자산에 투기 거래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밍캉 주석은 특히 이머징 시장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홍콩의 도널드 창 행정수반도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이 제2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이 1997년 발발한 아시아 금융위기를 불러왔고 미국 모기지 대출 부실에도 영항을 줬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 중국 당국자들사이에서 나오는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저금리 정책에 대한 불만과 함께 달러와 위안화를 놓고 벌어지는 힘겨루기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리 미국의 힘빼기에 나선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달러약세가 지속되면 투자해 놓은 달러 자산가격하락으로 인한 손해도 중국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미국채 자산 보유액이 8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했다.
[워싱턴 장광익 특파원 / 서울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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