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와 달러캐리 트레이드 “달러화 장기 흐름은 추가하락 이머징 국가 수출전략이 복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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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달러 환율이 1170원 아래로 내려가고 엔 달러 환율이 달러당 89엔 이하로 떨어지면서 달러화 약세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및 일부 중동 산유국이 비밀회동을 갖고 향후 원유 거래시 달러화 대신 새로운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만든다는 데 합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그동안 무소불위의 기축통화로 군림해온 달러화 시대가 저무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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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투자자대로, 각국 정부는 정부대로 달러화가 예전과 같은 위상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란 기대하에 움직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달러캐리 트레이딩’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 금리를 0% 근처로 내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딩을 대체하는 달러캐리 트레이딩 가능성이 꾸준하게 제기돼왔는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임을 보면 그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글로벌 주가와 엔화 가치의 연동성도 크게 떨어졌다. 과거 일본에서만 0%를 조금 넘는 초저금리가 유지될 때는 글로벌 주가가 오르면 늘 일본으로부터 투자자금이 흘러나와 엔화가 약세를 나타냈는데 올해 2, 3분기 글로벌 증시 활황기에는 반대로 엔화 가치가 계속 오른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금으로서 달러가 엔화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 자금이 되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달러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이를 반영하는 각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데, 가장 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금 시장이다. 최근 런던 귀금속거래소에서 고시된 금 가격은 지난 9월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1050달러 근처까지 치솟았다. 금 가격 상승률은 올해 초 저점 대비 30%에 달한다. 금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상품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주요 투자은행들도 금 관련 상품 투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개인들의 금 투자 열기도 뜨겁다. 그런데 이들이 금값 상승을 점치는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간단하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만큼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한 상태다. 당연히 원유나 다른 원자재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결제되는 원자재의 달러 표시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원자재 수출국은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이를 달갑게 받아들일 국가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달러 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각의 기대대로 단기에 급격하게 하락할 것인가. 아니면 시간에 걸쳐 천천히 내려갈 것인가. 반대로 달러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은 없는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고, 시간에 걸쳐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를 가늠해야 할 것이다. 장기 달러 가치 하락론 장기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너무 많다. 하나는 일부 산유국들의 원유 거래 통화 변경 의지이고, 다른 하나는 달러캐리 트레이딩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은 결국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 약화와 미국 경제의 침체 장기화 가능성이라는 근본적 달러화 약세 원인의 단면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기축통화로서 달러화 위상에 대한 논의가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에는 독일의 통일과 구 소련의 붕괴로 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일극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달러는 확고한 세계 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여겨졌다. 나아가 그 지위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합당했다. 하지만 불과 10년이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달러화 가치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대내외적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발할 만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등장과 미국의 쌍둥이 적자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글로벌 상품 제조공장으로서 세계무대의 중심부로 들어선 반면 미국의 경제적 위상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달러화 가치의 잠재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나타난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는 과거 플라자 합의가 도출된 1980년대 중반 이후 추진된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과 같은 일이 이번에도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경상수지 쪽만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는 서브프라임 위기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올해만 해도 미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 재정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누적된 재정적자를 반영하는 GDP 대비 정부의 총 부채 비율은 100% 수준이지만, 버블이 꺼진 이후 일본의 사례는 재정적자규모가 GDP 대비 200% 이상으로 꾸준하게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외국인들은 미국 재정적자를 뒷받침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이미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 발행 규모의 50% 이상을 외국 중앙은행 및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채무자 입장에서 보면 빌린 돈 값의 하락은 갚을 부채의 실질 가치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렇게 보면 각국 정부나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가 달러화 가치 하락을 통해 달러 부채 부담을 줄이려 할 것이라 걱정할 만하다. 미국의 실질 부채 부담 감소는 곧 달러표시 미국 정부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실질 자산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만 보더라도 1980년대에는 일본과 독일이 흑자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을 위시한 이머 징국가들, 또한 산유국을 중심으로 하는 원자재 보유국이 무역 또는 경상수지 흑자의 편에 서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 위안화에 대한 달러 가치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 대비 달러화 가치의 전반적 하락이 다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통해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미국 국내에서 저축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달러화가 절하돼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있다. 즉 미국 가계나 기업은 자신들이 버는 돈 이상을 무리하게 쓰고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이 시정되기 위해서는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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