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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中) 관광객들,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유혹하라"

화이트보스 2009. 11. 21. 07:44

중(中) 관광객들,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유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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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21 02:38

베이징 출신은 제주도 열광… 광저우 출신은 명동 선호
정부 '중국과 無비자 추진'… 2000만명 끌어모으려면
● 中·日 손님들 '극과 극'- 중국인은 우르르 단체관광 설악산 보여줘도 "뒷동산?"
일본인은 삼삼오오 다니며 '짧고 굵은 여행' 주로 즐겨
● 전략도 '극과 극'으로- 중국 손님들 세분화 필요 의료 관광 등 개발해야
일본손님엔 개별상품 강화

9년째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해온 한국 관광 업계가 모처럼 웃고 있다. 경기침체, 고환율로 해외여행 떠나는 국민은 줄어든 반면 한국 입국객이 늘면서 관광 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입국객은 23일 700만명 기록이 예상되고, 연말까지는 78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9월까지 관광수지는 3억2000만달러 흑자다.

정부는 특히 제한적 무비자제도를 도입, 중국 관광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2015년 중국 인구의 10%가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이 중 10%만 모아도 1000만명이 된다는 계산. '2020년까지 2000만명'이라는 정부 목표에 중국 관광객 증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미 단골손님 단계에 들어간 일본(39%, 256만명)과 한국의 새 손님인 중국(17%, 113만명)은 여행 취향이 전혀 다르다. 중국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비자 외에 특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식·미용 여행 좋아하는 일본인

한국관광공사 외래관광객실태조사(2008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관광객은 여성(61.9%)이 남성(38.1%)보다 많았고, 개별 여행(38.3%)도 단체에 육박한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관련 정보도 많아 "충분히 개별관광 할만하다"고 느끼는 일본인이 꽤 많다. 일본 관광객의 일정은 '여성적'이다. 주로 명동에서 쇼핑하고, 압구정동·삼성동에서 '에스떼'(피부관리)를 받고, 북촌 한옥마을이나 종로구 삼청동 등 골목의 유행상점이나 카페를 즐겨 찾는다. 명동의 한 미용관리점 직원은 "눈썹문신이나 손톱관리, 제모 등 일본보다 훨씬 저렴한 시술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한국음식 선호도도 높아 69.5%의 관광객이 '한국은 음식이 맛있다'고 답했고, 기념품도 '식료품(67.1%)'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부산사격장 화재 사건에서 드러났듯, 일본 남성들은 명동·반포의 실탄 사격장을 선호한다. 명동 실탄사격장 관계자는 "하루 40명까지 찾아온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짧고 굵게' 한국을 즐기는 편으로 1인 평균 2.7박에 1136달러(하루 420달러)를 썼다.

◆중국인 "살 건 많아도, 먹을 건 없어"

중국 관광객은 평균 6.8박 기간 중 1413달러(하루 207달러)를 쓴다. 첫 해외관광객이 많은데다, 한국 입국조건도 '단체 비자'라 패키지여행이 압도적이다. 하나투어 정기윤 과장은 "90년대 우리나라처럼 지금 중국은 '동남아 7개국 일주' 같은 패키지를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인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과 보여줄 수 있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는 것. 중국인의 방문 동기 중 1위는 '자연 풍경 감상(44.9%, 복수응답)', 그다음이 '쇼핑(42.4%)'이다. 풍경 감상은 2007년 55.2%에 비해 10%p 이상 낮아졌다. 하반관광 우현량 부장은 "태산이나 만리장성, 자금성을 보고 자란 중국인은 설악산을 보고도 '우리 동네 뒷산만 하다'라고 투덜거린다"고 했다. 자연경관 대신 다른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출신지역별 취향의 편차도 커, 베이징 등 내륙 지역 대도시에서 온 중국인은 제주도를 가장 선호하는 반면, 광저우·청두·심양 등 중소도시에서 온 관광객은  명동 애비뉴엘,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 등을 돌며 명품 싹쓸이 쇼핑을 즐긴다. 음식은 가장 큰 숙제다. 중국인들은 "한국 음식은 기름기가 없어 먹을 게 없다"는 불만이 많다. 여의도 부근, 연남동 차이나타운의 중국 음식점에 갔을 때 만족도가 큰 편이다.

◆중국 관광객 유인, 타깃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일본 관광객은 철저한 계획형에 자율형 여행을 즐긴다"면서 "패키지여행 대신 에어텔(항공+호텔)과 다양한 옵션을 갖추는 게 더 유효하다"고 했다.

중국 관광객에게는 지역이나 연령별 타깃 정책이 필요하다. 강인숙 트래블디자인 대표는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오산"이라며 "13억 인구 중 약 10%에 달하는 60대 이상 노인층을 의료관광에 끌어들인다는 식으로 타깃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한국인보다 중국인 가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재한 중국인에게도 가이드 기회를 주는 식의 넓은 생각으로 중국 관광객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