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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주둔 미군(美軍)은 국제공공재(公共財) 일(日) 마음대로 '이리저

화이트보스 2009. 12. 7. 10:43

오키나와 주둔 미군(美軍)은 국제공공재(公共財) 일(日) 마음대로 '이리저리 가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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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07 03:02 / 수정 : 2009.12.07 03:04

나가시마 방위성 정무관
美·日관계 단기적 위기 日민주당 內政에 중점 外交는 우선 순위 밀려
"확실한 메시지 빨리 안 보내면 美·日관계 더 악화될 수도…
한국의 김대중 前대통령도 '오키나와 미군 철수' 우려"
"美·日관계 회복 위한 '리커버리 샷(골프에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샷)' 필요…
특사 파견까지 고려"

지난 9월 16일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이래, 일본의 외교·국방·정치·경제·사회 각 부분이 방향을 틀고 있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지금 일본 호(號)에는 40대 정치인들이 권력의 핵심을 차지하며, 지난 100년간의 '관료 지배'를 대체했다. 이들을 모르면 일본이 보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일본 정치 전문가인 박철희(朴喆熙) 서울대 교수(46)와 함께, 일본의 '40대 신(新)권력'을 연쇄 인터뷰했다. 현재 가장 첨예한 현안인 주일(駐日)미군 재편 문제를 담당하는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방위성 정무관(47·중의원 3선)에서 출발한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이뤄졌다.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방위성 정무관.
후텐마 문제, 내년 가을까지 결론

―오키나와 현의 후텐마(普天間) 소재 미 해병대 기지의 이전 문제를 놓고, 미·일 간의 알력은 물론, 연립여당 내에서도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자민당 전 정권은 2006년 오키나와현의 후텐마 기지를 현내 나고(名護)시의 슈워브 미군 기지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키나와 밖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했다. 이후 미국은 이전(移轉) 문제의 "연내 결정"을 요구했지만,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취임 3개월이 넘도록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연립 정권을 이루는 사민당은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 밖 이전을 검토하지 않으면, 연립을 이탈할 수 있다고 최근 선언했다.)

"(미국 요구대로) 반드시 연내(年內)에 결정하겠다고 하면 한 발도 나아가기 어렵다. 총리의 결단은 다시 한번 넓은 선택지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개별 기지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전략적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부터 시작해 미군의 병력 구성, 기지 문제의 길을 찾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까지 결론짓겠다는 것인가.

"내년은 일·미 신안보조약 50주년이 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11월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늦어도 내년 가을을 목표로 한다."

―후텐마 기지는 한반도의 안보와도 관련이 있다. 오키나와와 괌은 (한반도에서) 거리가 다르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도 오키나와 문제가 생긴 1998~1999년 '오키나와에서 그렇게 간단히 해병대가 없어지면 곤란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오키나와 주민 입장에서 보면, 미군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둔 미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보면, '국제 공공재(公共財)'와 같은 위치가 아닐까. 일본 사정만으로 '이리 가라, 저리 가라'라고 간단히 말할 수는 없다."

미·일 관계는 단기적으로 위기

―후텐마 기지 이전을 내년 가을까지 결론짓겠다는 입장을 미국이 수용할까.

"걱정이다. 그래서 미국에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이 없다. 12월 18일까지 미 의회가 미군 재편 관련 비용을 포함한 국방세출(歲出) 법안을 통과시킨다. 그 이전에 일본이 어느 방향을 취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전해야 한다. 내 생각은 특사(特使)를 파견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본다. 외상이 총리 친서를 가지고, 백악관을 방문하는 식의 (미국에 대한) 배려도 검토해야 한다."

―지금의 미·일 관계를 어떻게 판단하나.

"단기적으로 위기라고 본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커버리 샷(recovery shot·골프에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샷)'이 필요하다. 왼쪽 타법으로 때리는 정도의 '미라클(miracle) 리커버리 샷'이 필요하다(웃음). 조만간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일·미 관계는 위기 상황에 이를지 모른다."

―연립여당을 구성한 사민당이 예상 밖으로 너무 강하게 나오는 듯하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긴 것은 자민당 지지자의 30%가 민주당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연내에 결정하지 않겠다'는 결단으로 연립(내 갈등) 문제는 일단 풀렸다. 총리에게 '연립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번 결정을 했다'고는 국민과 언론에 말하지 말아달라고 진언했다. 일·미 관계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리셋(reset)하고자 한다는 뜻을 (미국에) 전해야 한다."

지난 4일 박철희 서울대 교수와 인터뷰 중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방위성 정무관. 주일 미군 재편 문제를 담당하는 나가시마 정무관은 지금의 미·일 관계에 대해“단기적으로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도쿄=선우정 특파원
외교가 내정(內政) 순위에 밀려

―사민당 뜻대로 한다면,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하는 선택지만 남는다.

"결국 괌(미국)으로 전부 떠나라는 얘기가 된다. 필리핀 때도 그랬고, 주한미군 때도 그랬다. 나갈 때는 빠르다. 한번 결정하면 순식간에 나간다. 자, 정말로 미 해병대가 오키나와에서 전부 나가는 것이 일본의 안보에 좋은가. 중국을 포함한 안보 역학을 생각할 때 과연 그럴까. 일본이 결정할 일이다. 먼저 일본 정부가 그(일본의 안보에 대한) 판단을 확실히 해서 오키나와 주민을 포함한 일본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결정을 미뤘는데) 내년 1월 나고(2006년 미·일 합의에서 후텐마 기지를 옮기기로 한 곳) 시장 선거에서 반대파가 이긴다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거꾸로 선거 이전에 결론을 냈는데 반대파가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어느 쪽이든 다 큰 부담이란 점은 다를 것 없다. 선거 때는 '반대'했지만, 선거 후 여러 진흥책과 조합을 해보고 나서 '이 정도면 받아들여도 좋다'고 바꿀 수도 있다. 따라서 선거 전에 (기지 이전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민주당이 주창하는 '생활 정치' '시스템 개혁'은 다 좋지만, 지나치면 '내부 지향'이 된다. 국제사회를 넓게 보지 못하고 내부만 보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까.

"내정(內政) 개혁이 민주당 정권의 역사적 사명인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민주당 정부의 국정 어젠다(의제) 중 내정이 80% 정도를 차지한다. 밖을 향한 것은 10~20% 정도다. 외교가 다소 후위로 내려가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한국에서 '정무관(政務官)'이란 자리는 생소한데.

"과거 자민당 정권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이 '탈(脫) 관료·정치 지배'다. 정치가가 정책을 결정한다. 자민당 정부 때도 '정무 3역(대신·부대신·정무관)'은 있었지만, 파벌 간의 사정과 연공서열, 순번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정부에선 정무 3역이 역할을 분담해 관료를 통제한다. 내 역할은 미군 재편, 인도양·아프가니스탄 지원과 방위계획 대강 재검토 등 세 가지다."

"자위대 국제협력·정보수집 강화"

―연내 예정이던 방위계획 대강(5년에 한 번씩 개정되는 일본의 기본 방위정책) 결정을 1년 연기했는데.

"자민당적인 어프로치를 민주당적 어프로치로 바꾸는 것이다. 방향은 두 가지다.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제 안전보장이 일본 방위에 연결된다. 분쟁의 싹을 자르는 데, 일본도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또 하나는 정보 수집과 분석(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내년 초에 나오는 미국 QDR(국방검토보고서), 핵 정책도 참고해서 결정할 것이다."

―한국과 공동 국제협력도 모색할 수 있지 않나.

"올 초 소말리아 해적 대처, 아프가니스탄 PRT(지방재건팀)를 한국과 함께 하자고 주장했었다. 우리가 (아프가니스탄 PRT를) 이번에 결정하지 않아, 일·한 공동 협력이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그러나 일본도 (아프가니스탄 재건 자금으로 약속한) 50억 달러를 내놓는 것으로 끝은 아닐 것이다. 일·한 협력의 길은 아직 열려 있다."

일본 민주당 정부의 대표적 미국통으로, 2003년부터 도쿄 21 지역구에서 3회 연속 당선했다. 게이오대(법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미 외교문제연구회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한반도 평화구상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2002년 출간한 '일·미 동맹의 새로운 설계도'는 미군 재편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략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의원 모임'의 간사장을 맡고 있다. 

나가시마 정무관은

일본 민주당 정부의 대표적 미국통으로, 2003년부터 도쿄 21 지역구에서 3회 연속 당선했다. 게이오대(법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미 외교문제연구회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한반도 평화구상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2002년 출간한 '일·미 동맹의 새로운 설계도'는 미군 재편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략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의원 모임'의 간사장을 맡고 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부교수

 대담 박철희 교수는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부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1999~2002년)를 지내면서 일본 정계와 학계에 인맥을 구축했다. 지난 7월부터 게이오대 방문 준(準)교수와 세계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일본에 체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