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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北) 화폐개혁은 중산층 파괴 목적"

화이트보스 2009. 12. 7. 10:46

북(北) 화폐개혁은 중산층 파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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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06 22:03 / 수정 : 2009.12.06 23:16

지난달 30일 북한 화폐개혁이 단행된 이후 북한군이 주민들의 소요에 대비해 전투준비에 들어갔다고 러시아 경제지가 북한 내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화폐개혁은 쉽게 말해 옛날 돈을 일부만 새 돈으로 바꿔주고 나머지는 당국이 사실상 몰수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돈이 얼마인지 드러나는 것이 두려우면 몰래 옛 돈을 파묻을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정확한 실상은 알 수 없으나 일반 노동자의 2~3개월치 생활비를 넘는 돈은 사실상 몰수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정권이 군에 무력 진압을 준비하라고 지시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화폐개혁 명목의 통화압수 조처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정권의 반(反) 경제적 화폐개혁 조치가 언뜻 상식 밖으로 보이지만 나름대로 치밀한 정치적 계산의 산물인 듯하다. 북한 당국이 주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게 된 이후 주민들의 필사적 생존의 몸부림으로 장마당이란 원시적 시장이 생겨나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 장마당을 통해 일부 주민이 작지만 부(富)라는 것을 모았다. 그렇지 않아도 당 특권층과 일반 주민 사이의 빈부 격차가 하늘과 땅만큼 벌어져 있는 상태에서 다시 일반 주민들 사이에도 빈부 격차가 심화되자 북 정권은 이를 체제 위협으로 인식했을 법하다. 주민 중산층이 더 많아지기 전에 파괴하기 위해 단행한 것이 이번 화폐개혁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아직은 신흥 중산층보다는 극빈 주민이 훨씬 많기 때문에 중산층 파괴로 인한 사회적 반발도 크지 않고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 연구소 드미트리 모샤코프 박사는 "이번 화폐개혁은 중산층을 노린 것"이라고 했고, 모스크바 국립대학 한국학 센터 파벨 레샤코프 교수는 "이번 정책을 반대하거나,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 특권층과 대형 상인들은 이미 돈을 외화로 바꿔놓았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망하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극빈층에서 막 탈출한 일반 장사꾼들이다. 이들의 좌절감은 심각할 것이다.

옛 동독 출신으로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한 북한 전문가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북한 내 일시적인 소요는 진압될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북한 정권이 승리할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험은 좌절과 불평이 조용하게 체제 내에 축적돼 혁명적 상황을 향해 서서히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이 좌절과 불평은 지도자의 사망, 기근, 외부의 충격, 국내 갈등과 같은 계기를 통해 분출된다고 했다.

지금 북한 정권은 100 대 1로 화폐개혁을 하면서 노동자 급여는 종전과 같이 줄 방침이라고 한다. 단순 계산으로는 월급이 100배 오르는 것이지만, 쌀과 옥수수의 공급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월급만 오르면 쌀과 옥수수값이 올라 월급 인상 효과는 순식간에 없어진다. 이미 북한 내 물가는 수십 배 폭등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내일부터 새 돈만 쓸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도 한다. 북한 내에 쌓여가고 있는 좌절과 불만, 혼란을 정밀하게 지켜보면서 우리의 대비책을 하나하나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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