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변호사들, 동료체포에 집단행동>
조폭 법률자문하던 변호사 체포되자 해명요구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중국 충칭(重慶)시 폭력조직 보스의 재판을 도우려던 베이징(北京)의 유명 변호사가 증거조작 혐의로 체포되자 중국 곳곳의 동료변호사들이 중국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베이징의 리슝빙(黎雄兵) 변호사를 비롯한 중국의 변호사 20여명은 최근 폭력조직 보스에게 법률자문을 해주다 공안당국에 체포된 리좡(李莊) 변호사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중국변호사협회와 베이징변호사협회에 보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중국변호사협회는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조직이기 때문에 중국 변호사들의 이번 서한은 중국 중앙정부에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앞서 리좡 변호사는 충칭시의 폭력조직 보스인 공강모에게 법률자문을 해주다 "법정에서 거짓증언을 하도록 리 변호사가 권유했다"는 공강모의 진술에 따라 지난 12일 충칭시 공안당국에 체포됐다.
중국 변호사들은 서한에서 "중국변호사 협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변호사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서한에 서명을 한 변호사들은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上海)시, 광둥(廣東),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장쑤(江蘇), 쓰촨(四川)성 등 중국 곳곳에 퍼져있다.
리슝빙 변호사는 충칭시 공안당국이 즉각 리좡 변호사를 석방해야 한다면서 "충칭시 공안당국은 `범죄와의 전쟁' 과정에서 수많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또 중국의 법률에 따르면 공안당국이 변호사를 구금할 경우 해당 변호사 협회에 24시간내에 통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충칭시 공안당국은 이 같은 법규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강모는 4건의 살인사건과 15정의 총기 보유 등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조직폭력배 두목이다.
2007년 말 충칭시 당서기로 부임한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는 지난 6월 측근인 왕리쥔(王立軍)을 새로운 공안국장에 기용한 뒤 대대적인 폭력조직 소탕작전에 나서 원창 전 충칭시 사법국장과 조직폭력배 두목 14명을 포함해 2천900여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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