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라스 윌슨(Wilson·사망 당시 중사)
美 유해발굴단, 윌슨 중사 시신 발굴
딸 "이제야 돌아온 아버지, 감격스러워"
59년 전 북한의 평북 운산에서 사망한 미군의 시신은 크리스마스 때 고향에 내렸다.
지난 23일 저녁, 앨라배마주 버밍햄 셔틀스워스 국제공항엔 6·25전쟁 발발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딸이 할머니가 되어 손자들의 손을 잡고, 성조기에 싸인 아버지 실라스 윌슨(Wilson·사망 당시 중사)의 관을 맞았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10대에 결혼했던 어머니는 37년을 수절했으나 끝내 남편의 시신을 보지 못하고 22년 전 잠들었다. 눈이 오면 아버지와 놀았던 날을 기억하던 오빠도 8년 전 숨졌다. 1950년 9월 태어난 딸 매리 윌슨 클레그혼(Cleghorn) 여사는 "엄마에겐 22년 늦게 찾아온 행복이지만,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니 허전했던 내 인생이 이제 채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윌슨 미 육군 중사는 1950년 11월 16일 북한 운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2차 대전에도 참전해 유럽전선에서 싸웠던 그는 제1기갑사단 8연대 3대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다시 지원했지만, 중공군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다쳐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총살됐다. 딸 클레그혼 여사는 이런 사실을, 아버지와 함께 집단 총살을 당할 때 간신히 목숨을 건진 미군 동료 2명으로부터 나중에 들었다.
딸은 이후 아버지의 유해가 돌아오기를 매일 기도했다. 그리고 2004년, 미군 유해발굴단은 운산 전투현장 인근 무덤에서 여러 구의 유해를 발굴했고, 5년간 각종 법의학적 검증과 미토콘드리아 DNA검사를 거쳐 이 중 한 구가 윌슨 중사라는 것을 확인했다.
우체국 직원인 딸 클레그혼은 2주 전 아버지의 유해를 찾았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에 "그냥 앉아서 울기 시작했고, 그리곤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군 합동 유해발굴단의 모토인 '그들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처럼, 유해발굴단은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한다고 말하면 한다"며 감격해했다.
실라스 윌슨의 장례식은 27일 오후 2시 윈스턴 카운티에 있는 프렌드십 침례교회에서 열린다. 윌슨 중사는 이미 아내와 아들, 윌슨 중사의 부모가 잠들어 있는 그 교회 마당에 묻힐 예정이라고, 지역신문인 헌츠빌 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