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고위관계자, 세종시수정 콘셉트놓고 강한 불만 표출
`원안은 노무현식 `과거형 행정도시` 개념` 비판
정총리 엘리자베스1세 언급, 박근혜 겨냥 불편한 심기 표출?
정부가 구상하는 '신(新) 세종시'의 기본 콘셉트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명박(MB)형 첨단 경제도시'다. 세종시 원안대로 '9부2처2청'을 이전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만드는 것은 수도를 사실상 분할하는 것인데다 기존에 있는 기능을 단순히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이다.
따라서 돈과 사람이 모이고 일자리와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창조형'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수정안의 핵심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원안은 관(官)이 옮겨가면 민(기업)이 자동으로 따라 옮길 것이라는 관 주도, 또는 구태의연한 관존민비 사상에 뿌리를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이 노무현식 '과거형 나눠먹기식 행정도시' 개념이라면 정부 수정안은 '미래형 첨단 경제도시'를 창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분야 등 가급적 기존에 없던 신규 사업을 세종시에 유치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도 지난 6일 정운찬 국무총리로부터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주례보고를 받은 뒤 신규 사업과 현지 고용에 기여하는 사업을 위주로 유치할 것 등을 주문한 바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지금까지 세종시 수정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이와 같은 일관된 자세를 보여 왔다"고 전했다.
한편 정 총리는 최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 등에서 잇따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정 총리는 "엘리자베스 1세가 대륙과 필요없는 싸움을 하지 말자고 해서 오늘날 영국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세종시 수정 반대를 고수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박 전 대표가 존경하는 인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