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주먹자랑이 계속되고 있다. 금감원은 작년 12월 국민은행에 대한 사전검사에선 정부의 눈짓 신호를 외면하고 KB금융지주 회장에 단독 출마해 차기회장으로 내정된 행장을 손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더니, 이번엔 사전검사의 조사 내용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국민은행에 매운맛을 보이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금감원이 문제 삼은 이 문건엔 금감원 사전검사 때 행장의 운전기사 2명을 2시간45분 동안 면담하면서, 이들이 면담시간에 늦은 경위서까지 받아내고, 행장 차량 운행일지와 주유카드 사용내역도 제출하도록 한 사실 등이 담겨 있다.
문건이 공개되자 금감원은 "검사에 심각한 방해를 초래하는 행위"라며 펄펄 뛰고 나섰다. 국민은행에 자체조사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은행법 등 관련 법규를 검토해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금감원의 이런 닦달에 국민은행은 노조 요구에 따라 문건을 건네준 것으로 알려진 전략담당 부서장을 보직 해임하고 무릎을 꿇었다.
금감원이 행장의 개인적 약점을 잡아내려고 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된 데 대해 곧바로 법적 조치 운운하고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조직폭력배의 행태 그대로다. 금감원의 이런 행태는 연예인을 자기와 관계된 업소에 출연하라고 강요하다 그 사실이 밖에 알려지자 이번에는 "귀갓길을 조심하라"고 협박하고 나선 것과 빼다박았다. 금감원의 시계는 여전히 30년 전, 40년 전 군사정권 시대를 가리키고 있는 모양이다. 국민은행의 내부문건 유출이 수사를 받아야 할 법 위반 행위인지도 분명치 않다. 금감원의 대응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는 이야기다. 그것도 짐작하지 못했다면 금감원이 얼마나 아둔한 조직인지 스스로 드러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뒤가 구릴수록 더 법을 들이대고 으름장을 놓는 게 우리나라 관리, 준(準)관리들의 전형적인 행태다. 이들에겐 법이 폭력배의 주먹 역할을 한다. 그래서 민간기업들이 공무원에게 꼬리를 내리는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너나없이 금감원 출신들을 감사와 임원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도 감독원의 이런 '주먹세례'를 피해보기 위해서다. 공무원들이 겉으론 '법치'를 내세우며 속으론 '관치'의 주먹을 휘두르는 게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현실이다.
댓글(0)
댓글쓰기
백자평댓글입력김인영(benya)
3
0
국민이 세금을 내서 금감원에 하라고 시키는 일은 감독정책의 수립 시행과 금융건전성의 감독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금감원이 즐겨하는 일은 전자에 치우쳐 있고 평시 건전성 감독은 소홀히 한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와 대형사고 발생의 사전예방은 늘 무능했고 사후수습때 칼자루만 휘둘렀다. 자신의 책임도 인정안했다. 군림했지 제할일은 안했다. 개혁해야한다.[2010.01.19 11:56:37]
댓글(0)
댓글쓰기
백자평댓글입력최진영(cjy1114)
0
1
원칙을 세우고 정삭대로하라. 금감원이 왜 욕을 먹는가하면,과거 처럼 눈가리고 아웅식의조사를 하는것이다.미국만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은행관계자들 도 부도가 아니지만 부실은 분명하다.정부의힘으로 돈놀이하면서 행장의 정책에 따라 잘되면 보너스잔치고,안되면 수조의 손실을 보고도 업무의 연장이된다.(대중이처럼 북한 송금 수억$도 업무연장으로 gsk)[2010.01.19 11:06:04]
댓글(0)
댓글쓰기
백자평댓글입력김병래(kjyhb)
0
1
물론 금감위가 한짓이 도가 지나쳤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금감위 욕안한다 그동안 사외이사라고 서민들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잠깐자리에 앉았다 와서 용돈조로 버는 사외이사들 이참에 못된 관행 없애고 가능하다면 무의도식 받았던 돈도 국고로 환수바란다[2010.01.19 10:20:48]
댓글(0)
댓글쓰기
백자평댓글입력임종완(lim0257)
1
1
딱 맞는 말씀들만 했네요 우리나라 금융감독원 질 나쁜 스포츠계 감독들하고 뭐가 다릅니까? 그들이 국가를 위해 소외된 어렵고 약한 국민들을 위해 있다고 여겨집니까? 혹시, 국내외 유수한 보험회사 먹여살리는 방패막이는 아닙니까? 금융계의 질 나쁜 못된 골목대장은 아닙니까? 자기 똘마니들만 챙겨먹이는 밤거리의 주먹패 같지는 않습니까? 이런현실 대한민국을 암울하게 합니다[2010.01.19 1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