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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軍 ‘보복타격 능력’ 도마에

화이트보스 2010. 1. 30. 19:08

우리軍 ‘보복타격 능력’ 도마에

세계일보 | 입력 2010.01.29 19:32 | 수정 2010.01.30 01:00 |

北, 서해 포사격 사전인지 못해 논란
연평도 등 대포병레이더 한대도 배치안돼
합참의 '대응 매뉴얼' 수립 허구로 드러나


최근 북한이 서해상에 집중 포사격을 실시한 것과 관련, 우리 군이 북한군의 도발 움직임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건의 초기 대응상황을 볼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상에서 북한의 해안포 공격시 즉각적인 보복타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합참 대응타격 매뉴얼은 '허구'=

합참은 지난해 북한이 해안포로 우리 함정을 공격하면 연평도 등에 배치된 사거리 40㎞의 K-9 자주포가 대응사격을 벌이는 등 해안포 위협에 대비한 치밀한 대응매뉴얼을 세워놨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백령도와 연평도 해병부대에는 K-9 자주포와 연동돼 북 해안포 사격시 자동으로 발사지점을 타격할 수 있는 대포병레이더(AN/TPQ)가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초기 북 해안포 사격 때 합참 관계자는 "서해 NLL에는 모든 상황이 매트리스(위기관리 매뉴얼)로 만들어져 있다"며 "NLL 이남으로 북이 사격을 가할 경우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응전력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한 의례적인 발언이었던 것이다.

이 레이더가 없으면 K-9 자주포의 정밀타격 능력은 크게 떨어지고 즉각적인 대응사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해5도 해병대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북 공격시 공격지점을 향한 즉각적인 응전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백령도와 연평도 해병부대에서는 줄곧 대포병레이더의 도입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방부와 합참이 29일 국회 보고에서 백령·연평 해병부대의 감시수단 및 화력을 보강키로 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해서다.

특히 북한이 NLL을 향해 '일제사격(TOT사격)' 방식으로 포탄세례를 퍼부어 포신의 각도와 방향, 포탄 장약을 조금만 조정해도 백령·대청·연평도뿐 아니라 NLL 이남에 배치된 우리 해군 함정이 사정권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된 데 기인한 바 크다는 분석이다.

◆대포병레이더는 어떤 장비인가

=합참은 작년 1월17일 북한군이 '대남 전면 대결태세' 진입 성명을 발표하면서 긴장을 조성하자 육군이 운용 중인 AN/TPQ를 백령도와 연평부대에 배치했다가 긴장 수위가 누그러지자 이를 철수했다. AN/TPQ는 적의 전술표적에 대한 정보획득과 날아오는 포탄을 탐지해 발사 포대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더를 말하며, 탐지거리는 10∼50㎞에 이른다. 군은 미 레이시온사가 제작한 AN/TPQ 36(구형)과 이보다 탐지거리가 높아진 AN/TPQ 37 두 종류의 레이더를 운용 중이며, 올해까지 두 기종보다 성능이 우수한 스웨덴 SAAB사의 'ARTHUR' 6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