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신중국 60년

해외 부동산 투자

화이트보스 2010. 2. 6. 15:14

뉴욕·시드니·밴쿠버…해외투자 다시 활기
작년 4분기 투자액 8510만달러…21% 급증
유학생 많은 호주ㆍ캐나다 주택 문의 늘어
각국 경기회복 상황따라 투자시기 신중을

"올해가 상업용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 적기다. 특히 아시아가 국제 부동산 투자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기업인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이하 라살) 아시아ㆍ태평양 전략부문 책임자인 케네스 창이 최근 투자전략보고서를 통해 밝힌 올해 글로벌 부동산 시장 전망이다. 라살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 주요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발 금융위기 후 침체됐던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환율 또한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내국인 국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총 8510만달러였다. 이는 3분기 7010만달러와 비교해 약 21.4%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총 3120만달러가 투자돼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690만달러와 비교해 무려 352% 늘었다.

이승익 루티즈코리아 대표는 "원화 가치 상승 등 국외 부동산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지고 있기는 하지만 각국 경기가 회복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미국, 부동산 시세 회복 중

= 미국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지역이다. 세계 유수 대학이 몰려 있어 유학 수요가 많은 데다 세계 경제 중심인 만큼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현지 주재원 수요도 많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국외 부동산 투자 중 50%가 미국에 집중됐다.

최근 거래량과 시세 등 두 측면에서 상승세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미국 주택 평균 거래 시세는 지난해 4월 16만6600달러(약 1억9550만원)에서 반등세로 돌아서 12월 17만8300달러(2억920만원)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승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최근 시세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21만9000달러(2억5600만원) 대비 81%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

인기 물건은 뉴욕 맨해튼 고급 아파트와 뉴저지 주택가, LA 다운타운과 해변가 콘도 등이다. 신규 분양시장은 뉴욕과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이 상승세다. 반면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에는 재고 물량이 워낙 많다.

투자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4월 말 이후로 잡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한해 보조금, 세금 감면 등 최대 8000달러가량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오는 4월 말 종료된다.

하지만 당분간 투자는 철저하게 주택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중 상가ㆍ오피스 공실률이 높은 데다 상업용 모기지 디폴트(채무불이행)율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

◆ 호주, 적극적 이민정책으로 인기

= 지난 1일 서울 대치동 미래에셋타워에서 열린 호주 부동산 투자설명회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설명을 듣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호주 부동산에 대한 국내 투자자 관심을 대변하는 모습이다.

호주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끊임없는 수요 증가 덕분이다. 호주 정부는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어 인구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130만명 수준인 인구를 2050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덕분에 호주 부동산 시세는 1984년부터 매년 13%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인다. 투자 관심 지역으로는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학군과 상업지, 해변 등이 몰린 곳이다. 호주 부동산 시장은 증여세와 상속세가 없고 언제든 전매가 가능하다. 모든 세금은 지방세 형태로 납부되기 때문에 주별 세율차가 없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정부에서 허가(FIRB)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호주달러를 환헤지 수단으로 선호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폭이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 말레이시아, 올해부터 양도세 내야

=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은 유학ㆍ투자 수요가 높다면 동남아시아 국가는 은퇴 후 이민 수요가 많은 곳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쾌적한 주거 환경과 잘 갖춰진 인프라스트럭처로 최근 선호도가 높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세와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도로, 항만, 통신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 편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투자 측면에서도 안전성이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동말레이반도 코타키나발루 소재 리조트 등에 관한 투자자 문의가 많다. 싱가포르와 함께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토지 소유가 허용된다. 상속세나 증여세, 취득ㆍ등록세 등도 부과되지 않는다. 재산세는 10년간 면제된다. 다만 지금까지 부과하지 않았던 양도세가 올해부터 양도차익 5%로 부과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 캐나다,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 캐나다 역시 한국인 투자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부동산 시세 변동폭이 낮은 대표적인 국가인 캐나다는 지난해 중반기 이후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다. 모기지를 통해 주택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비율이 최대 65%인 데다 이것 역시 자산증명 등 절차가 복잡해 사실상 모기지를 활용해 집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덕분이다. 밴쿠버 토론토 등 학군이 몰린 대도시 소재 물건이 인기다. 광역밴쿠버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거용 부동산 거래는 총 25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2% 상승했다.

캐나다는 철저한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시세 오르내림이 별로 없다 보니 투자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 중국, 외곽지역 투자해볼 만

= 중국은 최근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완화 조치를 취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단기간 급성장하다 보니 공급 과잉 염려가 제기된다. 2008년 상반기까지 대규모로 착공한 신규 주택이 지난해와 올해 완공된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 중심지 주택값은 상당 부분 거품이 끼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따라서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중심부보다는 이를 둘러싼 외곽 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