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시간 길어지면 생각이 山으로
1시간안에… 안건은 3개 이하 적당
창의적 아이디어에 초점 맞춰야 엉뚱하다는 비판, 싹 자르는 행위” 우리나라는 이른바 ‘회의 공화국’이다. 정부에는 수많은 위원회가 난립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날마다 회의가 열린다. 입사 초기에는 회의 준비를 하는 데 온종일을 보내고, 임원이 되면 회의에 참석하느라 업무 시간을 다 보낸다. 그래서 ‘일하는 시간보다 회의하는 시간이 더 길다’며 투덜대는 조직이 많다. 어떤 회의든 2시간이 넘어가면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의견이 난립하며 생각이 산으로 간다. 따라서 회의 시간을 엄수하는 게 중요하다. 대개 1시간 정도를 권한다. 더 중요한 것은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난상토론을 해서 무언가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결정에 대한 책임도 분산된다. 사실 회의는 의사결정을 하기엔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래서 집단 지성을 강조하는 곳에선 ‘1시간 이내에 3가지 이내 안건을 처리하라’고 조언한다. 회의에선 구성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지나친 회의도 문제지만, 회의가 없는 조직도 문제가 많다. 조직 구성원이 자주 만나지 않는 것, 각자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것, 각자의 머릿속에서만 고민하는 것도 큰 문제다. 창의적인 조직일수록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려는 목적으로 회의를 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그 반대라서 문제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라는 단어 역시 회사 내에서 그 의미대로 바르게 실천되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구성원들이 주어진 규칙에 따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회사는 의외로 적다. 1940년대 초 광고 회사의 중역이던 알렉스 오즈번은 보통 사람들은 혼자 일할 때보다 집단으로 일할 때 두 배나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엉뚱한 아이디어라도 비판하지 마라 그런데 영국 켄트대 브라이언 멀린 등 여러 연구자가 브레인스토밍의 효율성을 증명하고자 노력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오히려 부정적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려고 하면 ‘성공에 대한 보상’이 적을 뿐 아니라, 실패를 해도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레인스토밍을 너무 자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통상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효율적이다. 편안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다가 우연히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 엉뚱한 아이디어도 어느 정도 발전시키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처음 들었을 때 영 이상하다고 해서 비판하고 그 싹을 죽여 버리면 좋은 아이디어로 성장할 기회가 사라진다. 그러니 비판하지 말고 일단 적어둬야 한다. 또 모든 구성원이 무조건 의견을 쏟아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창의성의 원천은 이질적인 것들의 연결 창의적 아이디어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따라서 ‘연상 작용(association)’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직원들이 화이트보드에 연상되는 단어들을 쓰게 하고,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단어를 떠올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조직 내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된 공간이 있으면 좋다. 신경과학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싶으면 누워서 뒹굴뒹굴하라’고 제안한다. 한 실험에서 사람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선 자세, 다른 그룹은 앉은 자세, 그리고 마지막 그룹은 누운 자세로 난해한 문제를 풀도록 했다. 승자는 단연 누워서 문제를 푼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10%나 더 빨리 문제를 풀었다. 누워서 문제를 풀면 뇌가 더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푹신한 소파가 있는 공간에서 직원들이 편하게 잡지를 뒤적이며 현재 당면한 문제를 생각하도록 하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온다. 그 공간 안에 책과 잡지, 인터넷을 마련해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브레인스토밍을 한다고 팀원들을 한자리에 가둬두면, 대여섯 명의 머리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제한돼 있다. 하지만 책 속에서 과거의 인물을 탐색하고, 잡지를 통해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고, 인터넷에서 집단 지성을 활용한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지구촌 67억 명의 머리를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브레인스토밍이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jsjeong@kaist.ac.kr △이 기사의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4호(11월 1일자)에 실려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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