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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산 612mㆍ전북 완주군 고산면-용진면

화이트보스 2010. 2. 25. 16:54

서방산 612mㆍ전북 완주군 고산면-용진면

아미타불의 서방정토를 빼닮은 완주의 전망대
불법과 조망으로 이름 높은 전주 근교의 재미난 등산코스

아미타불의 극락세계 서방정토로 일컫는 서방산(西方山·612.3m)은 봉황이 깃드는 봉서사를 품었다. 중국 협서성에 있는 종남산에서 선종을 수행하던 도의국사가 이름 지은 종남산(終南山·608.4m)은 호국도량 송광사를 품었다. 송광사는 국가 위난이나 기도 감응시에는 대웅전, 나한전, 지장전의 불상들이 땀을 흘리고 있어 세인의 관심을 끈다. 특히 대웅전 불상은 KAL기 폭파사건, 12·12사건, 군산 훼리호 침몰, 강릉잠수함 출몰, 그리고 1997년 12월 2일부터 13일까지는 엄청난 양의 땀과 눈물을 흘려 IMF를 예견하는 이적을 보이기도 했다.


▲ 1 남봉 아래의 암릉길. 눈이 쌓여 있거나 얼어 있는 곳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2 송광사 일주문. 신라 경문왕 때 창건된 절로 한때 600여 명의 승려가 살았던 큰 절이다. 3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용구산 정상. 깃대봉과 불태산이 마루금을 이루었다. 4 종남산 정상. 서방산 다섯 봉우리 중 4봉이다.
보조국사는 종남산의 풍수지리에 대해 태백산과 속리산을 종산으로 하고, 우측으로 운장산, 좌측으로 서방산이 뻗어 있으며, 이들 주산으로부터 벌어진 산들은 군신이 늘어서 있는 것과 같아 송광사의 터를 거북이가 북방 언덕을 먹고 있는 구식감원의 형상이라 했다. 송광사 개창비와 사지에는 ‘송광사와 봉서사 주위에 신라시대를 비롯한 옛 절터가 남아 있고, 보조국사의 설화와 휴정(休靜)의 제자인 조선중기의 고승 진묵대사가 오래 거처하면서 많은 이적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 중에 ‘물고기를 가마솥에 넣고 끓이던 사람들의 심술궂은 권유에 진묵대사가 두 손으로 가마솥을 번쩍 들어 단숨에 마신 뒤 상류에 변을 보니, 입으로 들어갔던 물고기들이 펄펄 살아서 헤엄쳐 내려갔다’는 서방천 어혼환생(魚魂還生)의 이적이 지금도 전해온다. 봉서사에는 진묵대사 부도와 진묵당, 직묵약수가 있는데, 진묵부도가 최근 들어 일년에 0.5cm씩 커지고 있다 하여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봉서사 인근의 봉황(鳳凰)과 관련된 지명을 고찰해 보면 선인들의 지혜가 번득인다. 봉서사(鳳捿寺)는 봉황이 알을 품고 깃들었다는 의미고, 봉서제까지 이어진 봉곡(鳳谷)은 봉이 깃든 계곡이다. 봉서제에서 동북쪽으로 2km지점은 봉이 내린 봉강(鳳降), 봉강에서 동북쪽 2km지점은 아홉 마리 봉이 머무는 구봉(九鳳), 구봉에서 북쪽으로 1km 지점은 봉이 날아간 봉상(鳳翔), 봉상에서 북쪽 2km 지점은 봉이 열매를 먹는 봉실(鳳實), 봉상의 동쪽은 봉이 날아간 비봉(飛鳳), 봉서사 동쪽에는 위봉사와 위봉산성이 있는데 산세가 험하여 봉이 위험하게 넘어갔다는 의미다.

용진(龍進)은 용이 나가고, 용진면 상운리(上雲里)는 구름이 떠 있는 마을이며, 운곡(雲谷)은 구름이 있는 골짜기다. 그리고 주변에 구름 운(雲)과 연관된 지명이 10여 개나 된다. 삼례(三禮)는 임진왜란 때 왜장 가등청정이 삼례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감도는 서방산을 바라보고 세 번이나 예(禮)를 갖추어 절을 해서 붙은 지명이라고 한다.

서방산 줄기는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졌으며, 서방산 정상은 1봉이고 종남산은 제4봉, 5봉(남봉)은 송광사 뒷산이다. 서방산에서 조망은 동쪽은 써레봉·되실봉·위봉산성, 남쪽은 청량산과 만덕산, 북쪽은 고산에 우뚝 솟은 계봉산, 서쪽은 전주시가지·고덕산·모악산이 보인다. 서북쪽은 생강의 고장 봉동과 봉실산, 삼례와 용진면 일대의 넓은 들녘과 간중제, 양야제와 만경강으로 합류되는 고산천, 전주천, 소양천을 꿰뚫고 흐르는 넓은 들녘이 펼쳐진다.

서방산은 부처가 있는 서방정토라는 의미인데 한국지명총람에는 서대산(西大山)으로 기록돼 있다. 송광사 개창비와 사지에 의하면 도의국사가 중국 협서성에 있는 종남산에서 선종을 수행했다는 의미로 명명된 산 이름으로, 이수인씨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은 수양산으로 부르고 있다. 종남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신원사 현판에는 수양산 신원사로 쓰여 있다.

산줄기는 완주 주화산(삼수봉)에서 남으로 호남정맥을 배웅하고, 금남정맥이 북쪽의 입봉, 보룡고개를 지나 황조치(1.2km지점) 못 미처 소양지맥(고산천과 소양천 분수령)을 나누고 연석산과 운장산 서봉으로 내닫는다. 이 지맥은 서북쪽의 율치, 청량산(원등산), 위봉산성 서문을 지나면 동쪽으로 위봉산을 내려놓고 북으로 달리며 되실봉을 지나 740봉에 닿는다. 이곳에서 북동으로 동성산, 북으로 고산의 계봉산 산줄기를 나누고 오도치를 지나서 서방산과 종남산을 일으킨다.

서방산의 물줄기는 서쪽과 북쪽은 만경강의 원류인 고산천, 동쪽은 소양천을 이루며 만경강에 살을 섞고 서해로 흘러든다. 종남산의 물줄기는 소양천을 이루며 만경강에 살을 섞고 서해에 골인한다. 행정구역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간중리, 소양면 대흥리의 경계다.

이번에는 호남지리탐사회(회장 김정길)에서 경인년 새해에 문근호·민난홍씨와 함께 서방산 1코스를 답사했다. 새해 벽두에 상서로운 눈이 하얗게 내린 종남산 품에 포근히 안겨 있는 송광사의 벽련다원에서 벽련차를 들며 담소를 나눈 후 보이스카우트 송광훈련장으로 향했다. 북쪽의 숲길을 오르면 묘소와 통신기지국을 만난다. 예전에 암벽훈련장이었던 능선을 지나면 송림과 바위가 어우러진 전망대에 닿는다. 남쪽은 송광사와 만덕산, 서쪽은 전주시가지와 고덕산이 손에 잡힐 듯하고 서해도 한눈에 들어온다.

남봉(5봉)에 올라서면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예전에 신원사에서 오는 길을 개척했는데 지금은 초목이 무성해서 찾기가 힘들다. 10분이면 종남산 정상인 제4봉에 닿는다(송광사에서 1시간 소요).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반겨준다. 동쪽으로 한증막과 오성저수지(1km)의 표지판이 새로 생겼다.

북릉을 가면 동쪽으로 위봉사로 가는 도로와 마을이 다가오고, 서쪽은 봉서사 아래에 있는 간중제 주차장으로 이어진 하산길이 있다. 조릿대군락 내림길을 지나면 서쪽으로 봉서사 아래로 이어진 하산길을 지난다. 제3봉에 닿으면 동쪽으로 위봉산 줄기와 오도치, 써레봉이 다가온다. 제2봉에서 완만한 북릉을 가는 길에 봉서사 하산로를 지난다.

15분쯤 오르면 1봉이자 주봉인 서방산 정상에 닿는다(송광사에서 2시간10분 소요). 헬기장과 훼손된 삼각점,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마중 나온다. 사방이 탁 트인 환상적인 조망대다. 서방산에서 하산은 남서쪽은 봉서사, 서쪽은 박씨묘역과 봉서재를 거쳐 간중제주차장, 동쪽은 오도치와 써레봉을 거쳐 계봉산이나 위봉산성으로 갈 수 있다.

서릉으로 향하면 소나무 숲길이 정겹고 양아리저수지와 간중저수지의 파란 물결이 춤춘다. 소나무 숲길을 내려오면 고려 말엽 정경부인을 지낸 박씨 묘역을 지나면 간중저수지 주차장에 닿는다.  

2코스는 봉서사의 대웅전 옆 왼쪽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이 코스는 숲이 우거져 여름에도 햇볕이 들지 않아서 좋다. 완만한 오름 길을 한참 가면 가파른 경사길이 능선삼거리까지 이어지고, 등산로 주변에는 산죽과 떡갈나무 숲이 계속되며 봉서사에서는 50여 분이 소요된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15분이 소요되고, 오른쪽 삼거리는 종남산에서 오는 길이다. 왼쪽은 서방산 정상길이다. 여기서 종남산을 경유하여 송광사로 하산하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산행길잡이

1코스 송광사~(3.5)~종남산~(2.1)~서방산~(2.5)~간중제주차장 (8.1km, 3시간30분 소요) 


2코스 봉서사~(1.2)~서방산~(2.1)~종남산~(3.5)~송광사 (6.8km, 3시간 소요)

3코스 송광사~(3.5)~종남산~(2.1)~서방산~(3.0)~써래봉~(3.5)~계봉산~(0.5)~안수사~(2.5)~고산천도로 (15km, 7시간 소요)

4코스 위봉산성 서문~(3.5)~써레봉~(3.0)~서방산~(2.1)~종남산~(3.5)~송광사 (12.1km, 5시간30분 소요)



볼거리

봉서사와 송광사  봉서사는 신라 성덕왕 26년에 해철선사(海澈禪師)가 창건하고, 고려 말기에 공민왕사인 나옹대사가 중창하였다. 명승 석덕스님과 진묵대사가 거주했던 호남의 명찰이었다. 2개 암자와 건물이 17동이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3사(봉서사, 서전암, 상운암)가 전소되었던 것을 작고한 서남수주지가 재건했다.

신라 경문왕 7년(867년)에 창건된 송광사는 원래 백련사였다.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것을 광해군 14년(1622년)에 덕림스님을 비롯한 전남 승주에 있는 송광사의 보조국사 제자들이 중창하고 송광사로 바꿨다. 한때 800동의 당우와 600여 명의 승려가 살았고 16주지가 있었던 거찰이다. 주요 문화재는 국내에서 제일 큰 삼세불과 대웅전(보물 1234호), 국내 유일의 아(亞)자형 종각(보물 1244호), 영산전 등이 있다. 



교통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익산나들목~봉동 17번 국도~고산~고산삼거리~대아리 732번 도로~수만리~위봉산성~송광사~간중리삼거리~봉서사주차장

대전통영고속도로 금산나들목~운주 17번 국도~고산~고산삼거리~대아리 732번 도로~수만리~위봉산성~송광사~간중리삼거리~봉서사주차장

전주~26번 국도~소양~마수교 삼거리~송광사 주차장


대중교통

전주~송광사 전주시내버스 30분 간격운행. 오성리, 내주, 학동행 시내버스가 송광사를 경유한다.

전주~간중리 전주시내버스 운행. 도보로 봉서사 까지 30분 걸린다.



숙식


봉서사 인근에 위치한 봉서농원(063-245-9003)은 산삼도가니탕, 참나무 장작구이, 묵은지 닭매운탕, 오리훈제 등이 전문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봉서농원 주말농장과 가든파티 시설 등을 갖추고, 25인승과 45인승 버스도 운행한다.




/ 글·사진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