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빠진 中 부동산 정책>
내수 확대 통한 경기부양 vs 민심이반.사회불안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 중국이 부동산 딜레마에 빠졌다.
부동산이 사실상 지난해 경제위기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여전히 내수를 주도하는 '핵심'이지만 너무 오른 탓에 민심이반과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일반시민에서 고위 정책당국자에 이르기까지 부동산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도우미였으나 이제는 미래의 경제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세금혜택을 바탕으로 한 중국 내 은행들의 고삐풀린 부동산 대출로 지난해 6월 이후 집값이 폭등했으며 이미 버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신화넷이 지난달 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9.8%가 집값해결을 요구하는 등 부동산 문제는 이미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실제 중국인들이 최근 느끼는 집값 상승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 전역의 평균 집값은 1㎡당 4천600위안으로 1년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볼 때 27.8%가 올랐다.
상하이(上海)의 화이트 컬러인 저우젠타오는 "약혼자와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반년을 알아봤지만 집값은 지속적으로 폭등하기만 한다"며 "이처럼 미친 듯이 오르는 집값 탓에 이미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에선 최근 '워쥐(蝸居.달팽이처럼 좁은 집)'라는 제목의 TV 연속극이 인기리에 방영됐으며 '부동산 가격' '집 장만' 등은 네티즌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된 지 오래다. '워쥐'는 가족 구성원 5명이 9㎡의 집에서 살아가는 상황을 그린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지난달 27일 네티즌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워쥐'를 언급하며 "일부 도시에서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나오는 불만을 이해하고 있다"고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실 중국 정부도 올해 들어 부동산 담보대출을 제한하고 개인과 기업의 부동산 투기를 막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중앙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을 취하지 못하는 데는 우선 최근 내수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책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부동산 거래에 철퇴를 내릴 경우 자칫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가 침체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또 부동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방정부의 재정 사정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중국의 70개 중.대 도시들이 부동산을 매각해 올린 수입은 1조800억위안으로, 2008년과 비교할 때 140% 상승했으며 이들 도시는 이 돈으로 지방 경기 부양 등의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상하이시의 자문관인 펑전추는 "중국인들에게 집은 단순히 금융투자의 의미가 아니다"면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한 지역경제 성장'이라는 유혹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jih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3/02 11:26 송고
'산행기 > 신중국 6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SK그룹의 중국 진출 20년 성적표 (0) | 2010.03.21 |
---|---|
영구시 투자하세요” (0) | 2010.03.10 |
현지화 전략 없는 중국 진출은 위험 (0) | 2010.02.25 |
중국계 기업이 몰려온다 (0) | 2010.02.21 |
中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에 우리 업체 진출 (0) | 2010.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