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스퀘어 세상, ‘실시간’ ‘매시업’이 대세 |
김지현│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
Web 2.0의 바람이 잦아들고 있는 요즘 모바일 열풍과 함께 PC 중심의 웹에서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모바일로 관심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웹은 마치 돛단배처럼 모바일 바람을 타고 웹 스퀘어(Web2)로 ‘점프업’하고 있다. 이미 웹은 플랫폼이 된 지 오래이며 그 어떤 서비스, 심지어 애플리케이션까지 웹을 OS(운영체제) 삼아 설치되고 작동되고 있다. 웹을 통해 제공되지 않으면 접근성이 완전하게 보장되지 않을 만큼 웹의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고 있다. 웹 스퀘어 세상의 변화상을 살펴보자. 1990년대 초 컴퓨터가 보급될 당시만 해도 컴퓨터에 탑재된 운영체제가 무척 중요했다. 같은 MS DOS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도스 5.0이냐 6.0이냐에 따라 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의 종류가 달랐다. MS 도스가 아닌 DR 도스나 IBM 도스의 경우 호환이 안 되기도 했다. 윈도라는 운영체제가 출시되면서부터는 윈도 3.1, 윈도 95, 윈도 98 등 다양한 버전에 따라 역시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달랐다.
OS를 뛰어넘어 웹OS로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컴퓨터에 설치된 운영체제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윈도 XP이건 비스타이건 윈도7이건 중요하지 않다. 운영체제가 달라도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는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컴퓨팅 작업이 대부분 어차피 WWW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WWW를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컴퓨터 하드웨어 사양이나 운영체제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컴퓨터를 대부분 인터넷에 접속하는 데 사용한다. 컴퓨터를 켜면 우선 웹브라우저를 열고 새로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고, 최신 뉴스를 보고, 검색을 한다. 이렇게 WWW를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윈도에 설치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보다 웹브라우저를 열고 웹을 사용하는 일이 더 많아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웹을 OS 삼아 다양한 기능의 서비스, 소프트웨어들이 웹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것을 가리켜 웹어플, 웹위젯이라고 한다. 웹의 기술적인 제약상 OS 기반 소프트웨어만큼의 사용성과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웹의 무한 확장성과 호환성을 이용한 가벼운 UI와 간편함을 웹어플이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OS를 뛰어넘어 웹OS의 기능을 할 수 있었던 기술적 배경은 RIA다.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ch Internet Application·RIA)은 PC상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의 복잡한 조작과 뛰어난 사용성을 보장해주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웹브라우저에서도 PC용 소프트웨어만큼 강력한 사용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웹은 OS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웹이 OS가 되면서 얻게 된 장점은 PC에 설치하는 OS가 더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웹브라우저가 가능한 어떠한 종류의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폭넓은 호환성과 확장성도 웹OS의 장점이다. 웹을 OS 삼아 작동하는 다양한 종류의 웹어플, 웹위젯 덕분에 IT 서비스 업체들은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넷북 등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기기를 대상으로 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RIA의 발전과 함께 웹 2.0이 성장한 이후, 웹 서비스들은 서로 연대하고 통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동떨어져 존재하던 서비스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마치 웹 초기에 하이퍼링크로 웹에 존재하던 페이지들이 서로 연결되었던 것처럼 서비스끼리 연결되며 새로운 웹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웹 스퀘어 세상에서는 서비스들이 상호 작용한다. 구글의 지도는 구글만 사용하지 않는다. 구글 지도는 전세계 모든 서비스 사업자에게 열려 있다. 이렇게 개방된 구글 지도는 다른 서비스들과 엮여 더 나은 서비스로 발전한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윙버스나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하우징맵스 등이 이 같은 매시업(Mashup)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다.
웹 서비스들의 융합, 상생
기존의 웹 서비스들은 서로 단순하게 링크만 되어 있을 뿐 데이터 간 상호 연계를 통한 서비스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웹2.0의 등장과 함께 매시업 서비스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서비스 간 긴밀한 데이터 연동은 ‘1+1=2’가 아닌 ‘1+1=무한대’의 확장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뭉쳐야 산다는 상생과 협력의 서비스가 주는 가치를 말해주고 있다. 플리커라는 사진 저장 서비스는 플리커에 저장된 사진을 플리커가 아닌 외부에서도 가져다가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플리커의 정책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이미지 서버를 운영할 만한 여력이 없는 인터넷 서비스들이 플리커와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미투데이’라는 네이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플리커에 사진을 올려두고 이 사진을 미투데이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플리커는 이와 같이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플리커를 이용한 외부 인터넷 사이트들이 성장함에 따라 플리커도 동반 성장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최근 주목받는 웹 트렌드인 트위터 같은 SNS는 트위터를 기반으로 제2, 제3의 트위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트위터(www.twitter.com)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해당 사이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 트위터와의 제휴나 논의 없이 만들어진 한국 트위터(www.twitterkr.com)에서는 트위터(www.twitter.com)에 수록된 글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트위터에서 불가능한 긴 글쓰기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 트위터에서는 또 다른 외부 사이트와 연계해 트위터에서 제공하지 않는 긴 URL 줄이기나 이미지 업로드 등의 부수적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4~5개의 외부 사이트를 연계해 서비스가 통합 제공되는 것이다. 하나의 사이트에서 다른 사이트의 기능을 사용하는 것, 이것이 웹 스퀘어 세상이다. 기존 웹2.0이 한두 개 매시업으로 사이트가 연계되었다면 웹 스퀘어에서는 3~4개 아니 그 이상의 사이트들이 통합되어 보다 진보된 서비스가 제공된다. 게다가 모든 것을 ‘공개’함으로써 보다 강력하고 포괄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발굴, 전파, 공유 웹 2.0 이전의 웹은 오프라인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잘 정제해서 보여주거나, 사용자들이 올린 UCC를 보기 좋게 편집, 가공해서 쉽게 검색되도록 하는 서비스에 집중했다. 포털을 방문하면 신문사에서 편집해 올린 수많은 기사 중에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핫 뉴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통합검색 기능을 통해 카페, 블로그, 이미지, 동영상, 신문 등으로 체계적으로 분류된 데이터 중에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웹 스퀘어 세상에서는 실시간이 화두다.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이슈와 사건, 사고를 가장 빨리 발굴하고 이를 전파, 공유하는 것이 핵심적 가치다. 검색을 해서 이슈를 찾아보는 것은 이미 과거의 기술이다. 검색 전에, 기사화되기 전에 세상에서 이슈가 되는 사건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가장 먼저 알고 주변에 전파하는 실시간 기능이 웹의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기존의 웹은 정제된 콘텐츠,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가공, 편집해 보기 좋게 제공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웹 세상에서는 누구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취득하고 이슈를 발굴해 주변에 빠르게 전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웹 스퀘어 세상에서는 웹의 영향력이 매시업과 실시간으로 한 단계 진보하고 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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