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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화이트보스 2010. 3. 28. 17:26

새만금 방조제

20년 대역사 마무리 앞둬

연합뉴스 | 입력 2010.03.28 11:02 | 수정 2010.03.28 11:21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전라

 




(부안=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26일 찾은 전북 새만금 간척지 방조제에서는 20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이뤄진 대역사(大役事)를 마무리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방조제와 배수갑문 2곳에 대한 공사가 91년 착공 이래 다음 달 완공을 앞둔 상황에서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등이 부지런히 흙을 실어 나르거나 파내고 있었다. 방조제 위에 조성된 잔디밭 등을 정돈하는 일손도 바쁘게 움직였다.

2006년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방조제의 골격은 세워졌으나 차량이나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4차선 관광도로를 갖추는 데 4년이 더 걸린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와 전라북도는 다음 달 27일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방조제 준공식을 연 뒤 일반에 새만금 방조제를 개방한다. 총 연장 33㎞로 '세계 최장 방조제'란 타이틀을 단 새만금 방조제를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어떤 곳..'바다의 만리장성'

새만금 방조제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군산시 비응도에 이르는 바다 위에 설치된 초대형 둑이다.

총 연장 33.9㎞ 중 5.1㎞(비응도∼내초도 구간)는 이미 군장 국가산업단지의 일부로 70년대 조성돼 있던 구간이다.

여기에 잇대 28.7㎞를 더 쌓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됐다. 기네스북 등재도 추진 중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일단 규모에서 압도적이다. 33㎞에 달하는 긴 연장에 평균 130m 폭으로 쭉 뻗은 방조제는 그 끝이 보이지 않아 '바다의 만리장성'으로 불린다.

방조제의 가장 높은 곳에는 왕복 4차선의 관광도로가 설치됐다. 차를 타고 방조제를 달리면서 드넓게 펼쳐진 서해의 수평선도 구경할 수 있다.

다만 가장 먼저 완공된 1호 방조제 4.7㎞(부안군∼가력도)는 관광도로가 낮게 가설돼 바다를 볼 수 없다. 농어촌공사는 연말까지 1호 방조제 관광도로도 높은 곳으로 올려 도로 위에서 바다와 방조제 안쪽을 다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수질 관리를 위해 방조제 안과 밖의 바닷물을 유통시키고 있어 방조제 위에 서 있으면 바다 한복판 섬에 있는 듯하다. 방조제 위로는 또 전망데크 4곳과 1천300여면(面)의 주차장, 화장실, 매점 3곳 등이 들어선다.

특히 신시도에는 33m 높이의 '농어촌공사 새만금 33센터'란 전망대가 설치돼 바닷물의 흐름을 통제하는 배수갑문의 작동 상황이나 서해를 조망할 수 있다. 33센터란 방조제 길이 33㎞에서 따온 명칭이다.

이 센터의 2층에는 종합통제실도 있다. 실시간으로 방조제 내부 수위를 감시하고 배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곳이다.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등 물의 수질에 대한 측정도 이뤄진다.

조인현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단장은 "종합통제실은 24시간 가동되며 실시간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원격으로 갑문의 작동을 통제하고 수질, 수위 등을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수갑문도 규모가 엄청나다. 신시 배수갑문은 10짝의 문이, 가력 배수갑문은 8짝의 문이 달렸는데 수문 하나의 무게가 484t으로 80㎏들이 쌀 6천50가마 수준이다.

크기도 폭 30m, 길이 15m에 달하고 문 한 짝이 5층짜리 아파트만 하다. 한 번 열거나 닫는 데 걸리는 시간도 45분이다.

방조제의 시점부인 계화방조제에는 '새만금 전시관'이 있어 새만금 간척지의 조성 과정과 공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층 전망대에는 망원경도 설치돼 있다. 95년 이 전시관이 문을 연 이래 지난달 말까지 다녀간 내외국인 방문객은 벌써 1천만명을 넘었다.

◇새만금 개발, 이제부터가 시작

실상 새만금 개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방조제 위 도로 정비가 마무리됐을 뿐 방조제 내 토지 개발이나 담수호 조성, 방수제(홍수 등에 대비해 간척지 내부 담수호 주변에 쌓는 물막이 둑) 공사 등이 올해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휴양.숙박.레저.생태체험시설 등이 들어설 '다기능 부지' 420㏊(신시도∼야미도)를 명소화하는 사업도 올해 시동이 걸린다. 농어촌공사는 이 땅을 '다양한 놀이와 휴양, 해양과 생태가 어우러진 리조트'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중 우선 민간 투자자 관심도 높고 개발 효과도 큰 신시도 휴게시설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고도 실시된다.

방수제 공사도 하반기 착공된다. 이는 곧 간척지 내부 해수를 담수화하는 작업이 시작된다는 것을 뜻한다. 방조제 내부 수위도 지금은 바깥의 바다 수위보다 1m 높게 관리되지만 앞으론 1.5m 더 낮게 유지된다.

간척지 내부 토지 2만8천300㏊ 중 30%인 농업용지 8천570㏊에 복합곡물단지와 원예단지, 대규모 농어업회사, 농산업 클러스터, 자연순환형 유기농업단지 등으로 개발하는 계획도 조기에 수립할 계획이다.

정부와 전북도는 지난해까지 새만금 간척지 방조제와 내부시설 개발에 모두 5조1천956억원을 썼다. 올해 1천880억원이 추가되고 앞으로도 2조1천708억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다.

만경강 1, 2공구 12㎞ 구간에 방수제를 쌓을지 말지를 두고 환경부와 농식품부 간에 이견이 있는 부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조인현 단장은 "방조제 중 깊은 구간은 수심이 54m에 달하는데 세계적으로 이렇게 깊은 곳까지 방조제를 쌓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것은 한국뿐"이라며 "우리 방조제 기술은 해외에 자랑할 만한 것으로 앞으로 세계 수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