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어뢰였다면 소형 잠수정서 발사한 듯

화이트보스 2010. 3. 29. 09:32

어뢰였다면 소형 잠수정서 발사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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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29 03:00

① 기뢰? ‘음향감응형 기뢰’ 유력… 6·25때 부설된 것일수도
② 어뢰? 소형 경어뢰라도 ‘함정 두 동강’ 낼 수 있어
③ 내부 폭발? 신관·장약 분리돼 있어 탄약고 폭발 가능성 희박

지난 26일 침몰한 천안함이 함체(艦體)가 순식간에 두 동강 나는 등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사고 원인에 대한 무게중심도 변화가 생겼다. 군 당국은 당초 함체 후미에 구멍이 뚫려 침수(浸水)돼 침몰한 것으로 밝혔었다.

군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기뢰 또는 어뢰에 의한 외부 충격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탄약고ㆍ폭뢰 등을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생존자 증언 등은 그 가능성을 낮춰주고 있다.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폭발 당시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밝힌 것도 폭발물에 의한 내부폭발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것이다. 또 함정 내에서의 단순 폭발사고나 암초와의 충돌 등으론 초계함이 두 쪽 날 정도의 파괴력이 나올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7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인근 바다에서 해양경찰 소속 함정이 수색작전을 벌였다. 뒤집힌 천안함 일부가 수면 위에 드러나 있다. 해군은 46명의 실종자를 찾는 탐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28일 오후까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옹진군청 제공
기뢰 피습 가능성

현재 정부와 군 당국이 최우선 순위로 꼽는 원인은 기뢰 피습 가능성이다. 1200t급인 천안함을 순식간에 두 동강 낼 수 있는 위력을 가진 무기는 기뢰 또는 어뢰 정도이기 때문이다. 어뢰의 경우 실제로 발사됐더라면 우리 함정에 탐지가 됐을 텐데 탐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1991년 걸프전 때 미 해군의 1만9000t급 대형상륙함이 이라크가 부설한 기뢰와 충돌, 함체에 큰 구멍이 생기는 피해를 입을 정도로 기뢰의 위력은 크다. 천안함 함장 최 중령은 "폭발 직후 함체가 50㎝쯤 떴다가 가라앉았다"고 언급했는데 이 또한 기뢰 등에 의한 외부충격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보통 어뢰나 기뢰가 함체에 부딪혀 철판을 관통해 폭발하는 것보다는 함체 밑바닥 수중에서 폭발, 그 충격파에 의해 함정을 공격하는 것이 함정을 두 동강 낼 정도로 위력이 크다.

이번 사고의 경우도 기뢰 등이 천안함 함체 바로 밑에서 폭발, 이때 발생한 엄청난 충격이 배의 뼈대를 부러뜨리면서 배를 파괴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 기뢰가 우리 것인지 북한 것인지, 북한 것이라면 어떻게 우리 영해 안에까지 들어왔느냐 하는 점이다. 합참과 해군은 사고 해역에 설치된 우리측 기뢰는 없었으며 다른 곳에서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 것인지 북한 것인지 알 수 없고 우리 것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기뢰라면 북한 해역에 부설된 것이 해류에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과 일부러 설치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물 위에 떠 다니는 부유(浮游)기뢰의 경우 이번 사고와 달리 함미(艦尾)보다는 함수(艦首) 또는 함 중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고 사고 수역 조류 흐름으로 봤을 때 북에서 남으로 흘러왔을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우리 함정의 스크루나 엔진 소리 등을 감지해 공격하는 음향 감응(感應)기뢰가 무거운 추에 줄로 연결해 물속에 설치하는 계류(繫留)기뢰나, 해저(海底)에 가라앉아 있다가 목표물을 포착하면 떠올라 공격하는 해저기뢰의 형태로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6·25 전쟁 때 부설된 기뢰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28일 "(사고 해역에) 6·25 전쟁 때 우리가 뿌려 놓은 기뢰가 많았고 그 기뢰 때문에 그동안 배 7척이 사고가 났었다고 한다"며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기뢰이거나 북한에서 떠내려온 기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뢰 공격 가능성

기뢰 다음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이다. 사고 해역은 수심이 24~30m로 얕은 편이어서 일반적인 잠수함은 활동이 어렵다. 북한의 주력 잠수함은 로미오급(級)으로 배수량이 1700t 정도다.

반면 이보다 훨씬 작은 유고급 잠수정(90t급)은 수심 30m에서도 작전이 가능하며 구경 406㎜ 경(輕)어뢰 2발을 탑재하고 발사할 수 있다. 유고급 잠수정은 지난 1998년 동해안에 몰래 침투했다가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그물에 걸려 잡힌 적이 있다.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반(半)잠수정도 소형 경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어뢰는 구경 533㎜로 1만t에 달하는 대형 함정도 반 토막 낼 수 있으며, 소형 경어뢰도 배 밑바닥에서 제대로 폭발할 경우 1200t 함정을 두 동강 낼 수 있다는 평가다.

내부폭발 가능성

내부폭발의 경우 탄약고 폭발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함정 후미에는 구경 76㎜ 포탄 탄약고가 있다. 하지만 폭발을 촉발하는 신관과 추진력을 제공하는 장약이 분리돼 있어 우연히 폭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천안함은 적 잠수함을 잡는 폭뢰(爆雷)를 12발 탑재하고 있는데 이것이 폭발할 경우 함정이 동강 날 정도의 폭발력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폭뢰는 물속에 떨어져 일정 심도(深度)가 돼야 폭발하며 함미 배 윗부분에 실려 있어 터졌더라도 윗부분으로 폭발, 이번 것과 상황이 다르게 된다. 천안함은 충격과 침수를 막기 위해 100여개에 달하는 격실로 나뉘어 있어 웬만한 내부폭발에 의해 배가 두 동강 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