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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 50% 줄인 아파트 나왔다

화이트보스 2010. 4. 5. 11:47

에너지 사용 50% 줄인 아파트 나왔다

입력 : 2010.04.05 02:43

플러그 안빼도 전기 차단… 3중 유리 거실 창호 등 에너지 절감 기술 총동원
대림, '그린 홈' 경쟁 선도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림산업 주택문화관 2층. 이곳에선 국내 처음 상용화에 성공한 '스마트 에코(SMART ECO)' 아파트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대림산업이 개발한 이 아파트는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을 50%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주택. 언뜻 보기엔 일반 아파트와 다를 게 없지만 곳곳에 '새는 에너지를 잡는 신기술'이 숨어 있었다.

전기 등 에너지 50% 줄인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자 "이 현관문은 종전보다 열차단 기능이 2배쯤 높은 고단열 소재를 사용했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거실 입구 한쪽 벽에는 '월패드'라고 불리는 가로 30㎝, 세로 20㎝쯤 되는 LCD모니터가 달려 있었다.

대림산업 이병찬 전무는 직접 화면을 터치해가며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수도, 가스 등 각종 에너지 사용량을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첨단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이라고 말했다.

거실 벽면에 설치된 콘센트는 전원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10초쯤 지나면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됐다. 거실의 대형 창호는 일반 제품보다 단열 성능이 2배쯤 뛰어나다. 이 전무는 "두께 52㎜짜리 삼중유리로 만들어 열이 밖으로 나가거나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며 "거실과 침실에 설치된 고단열 창호만으로도 전기 사용량을 4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기준 130㎡형 아파트의 연간 평균 전기사용량은 1만5000여㎾. 하지만, 스마트 에코 아파트는 1만1300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112㎡(33평) 크기의 이 아파트에 적용된 에너지 절감 기술은 내부 14가지, 외부 14가지를 합쳐 총 28가지에 이른다. 내부에는 창호와 단열재 외에 고효율 콘덴싱 보일러, 자동센서식 LED 조명등 등이 설치됐고, 아파트 외부에는 기존 주차장보다 전력 사용량을 40% 이상 줄인 자동조명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 시스템은 차량 움직임에 따라 밝기가 자동 조절되는 조명을 사용한다.

달아오르는 '그린홈' 전쟁

2003년 국내 처음으로 친환경 주택 개발에 나섰던 대림산업은 이달부터 경기 광교신도시(1900여가구)를 시작으로 '스마트 에코' 아파트를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김종인 사장은 "2012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제로(0) 수준까지 낮춘 에코아파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에너지 50% 절감 아파트 개발 성공으로 국내 주택업계의 그린홈 전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2012년까지 난방·급탕·조명 등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25% 절감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작년 9월 발표했다.

삼성물산경기 용인 동백지구에 전기요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에너지 절감형 시범주택 '그린 투모로우'를 선보였다. 그린 투모로우는 태양광·지열·풍력 장치는 물론 집 밖 햇빛을 거울로 모아 실내로 끌어들이는 광덕트 기술 등을 적용했다. 이규재 부사장은 "2012~13년부터 에너지 절감·생산기술을 래미안 아파트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GS건설도 지난해 서울 마포에 '그린 스마트자이' 홍보관을 개관하고 에너지 절감형 주택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은 '지능형 전력망 기술(스마트 그리드)'을 적용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양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싼값에 전기를 구입해 저장했다가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 그러나, 친환경 주택이 보급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시공비용 증가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를 만들려면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따라오지 않으면 널리 보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