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핵공격 제한 대상에서 北, 이란은 예외"

오바마 "美핵공격 제한 대상에서 北, 이란은 예외"

노컷뉴스 | 입력 2010.04.06 14:21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자국방어 차원에서라도 핵무기를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사용하도록 미국의 핵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핵안보 정책기조를 담은 '핵태세 검토보고서(NPR-Nuclear Posture Review)'의 공식 발표를 하루 앞두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이란과 같이 핵확산방지조약(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을 탈퇴하거나 위반한 '국외자(outlier)'에 대해서는 예외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 (핵을 포함한) 필요한 모든 수단을 보유할 것"이라면서도 "핵무기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한 모든 경우에 재래식 무기의 효과적인 억지력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불량국가와 테러조직이 러시아나 중국보다 더 큰 위협이 된 새로운 시대에 맞춰 미국의 핵정책을 크게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핵태세 검토보고서'를 통해 NPT를 준수하는 핵무기 비(非)보유국에 대해서는 이들 국가가 설사 미국을 겨냥해 생화학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이에 따른 보복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약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 핵무기 제조능력을 갖추는 것이 실제 핵무기 보유만큼 위험하다는 이스라엘의 견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당장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북한의 사례를 들어 그와 관련된 논쟁은 사소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하고 스스로를 '자칭 핵보유국(self-professed nuclear state)'이라고 주장하기 이전에 북한은 단순히 '핵 능력이 있는 국가(a nuclear-capable state)'로 불렸던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해당 국가가) 평화적 목적을 위해 민수용 핵에너지를 추구하는지, 무기제조 능력을 갖추려 하는지를 분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행정부의 NPR는 새 정부 출범 첫 해에 핵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통해 발표하는 종합보고서로서, 미국 핵무기의 역할과 목적, 핵탄두 및 운반수단의 적정 숫자와 종류, 미국 핵무기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시설, 다른 국가 및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핵무기와 기술 확산방지 등의 내용이 담기게 된다.

더욱이 클린턴 행정부(1994년), 부시 행정부(2002년)에 이은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 NPR는 오는 8일 체코 프라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할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 조인식, 12∼13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발표됨에 따라 미국 핵안보 전략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제시했고,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핵태세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작업을 진행해왔다.

당초 오바마 행정부는 NPR를 지난해말 의회에 보고할 계획이었지만 보고서 내용을 둘러싸고 조 바이든 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사이에 다소간의 이견이 노출되면서 발표가 지연돼왔다.

이와 함께 6일 발표될 NPR에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에 대해 '확장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기존의 안보공약이 재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NPR을 조만간 하원에 제출할 계획이며,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력 제공이나 안보 공약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nowhere@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