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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50세까지 우리 세대 산다"미래학자들

화이트보스 2010. 4. 22. 10:27

미래학자들 "우리 세대 130~150세까지 산다"

5단계 수명혁명 급속 진행중<위생·암정복·장기 이식·호르몬 요법·유전자 치료>
공중 보건 개선되면서 수명 30년 연장

지난 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0.1세지만 이는 산술적 평균에 불과하다. 요즘 문상(問喪)에선 웬만하면 고인 나이가 90세 전후다. 이제는 90이 넘어도 "호상(護喪)입니다"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초근목피로 어린시절을 연명했고, 6·25 전쟁을 겪었으며, 산업화를 달성하느라 건강을 돌보지 못한 세대가 이럴진대, 매일 건강을 걱정하는 우리 세대는 도대체 몇살까지 산다는 말일까?

의학자와 미래학자들 주장을 종합하면 인간 수명은 ①위생과 공중보건의 개선 ②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 ③장기 이식 ④호르몬 보충 ⑤유전자 치료 등에 의해 획기적으로 연장되게 된다. 이 다섯가지 중 마무리 된 것은 ①뿐이며 다른 것은 모두 진행형이다. ①의 효과만으로 30~40년 수명이 연장됐는데 ②~⑤가 모두 마무리 되면 인간 수명은 미래학자 주장처럼 정말 130~150세가 될지도 모른다.

▲ 통계청

①위생과 공중보건 혁명

해방 당시 45세 정도였던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반 세기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대부분 위생과 공중보건의 획기적인 개선 덕분이다. 천연두,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 각종 백신의 보급으로 영아 사망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상하수도의 정비와 수세식 화장실 보급 등과 같은 환경 개선 효과로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손씻기 같은 개인위생 개념의 확립도 여기에 큰 기여를 했다. 또 재래식 부엌의 개선과 냉장고 보급은 음식의 변질로 인한 식중독 사고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밖에 정부의 효과적인 방역대책으로 이·벼룩·진드기로 인한 재귀열, 이로 인한 발진티푸스, 모기로 인한 일본 뇌염이나 말라리아 등 전염병 매개 곤충이 크게 감소했다. 공중 보건 체계의 정비로 후진국성 전염병도 크게 감소했다. 사망 원인이 정부에 의해 공식 조사된 1950년대 사망 원인 1위였던 결핵은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10위권으로 한참 밀려났다. 사회의료보장 차원에서 1977년 도입돼 현재 전 국민이 혜택을 받고 있는 건강보험이 결핵 같은 '후진국형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덕분이다.

②진단 및 치료기술 혁명

2010년 현재,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은 각종 암과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 등이다. 노화 또는 생활습관과 관련해서 발병하는 질환들인데 발병 원인 또는 위험인자가 대부분 밝혀져 있고, 진단 및 치료 기술도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어 이로 인한 사망률은 획기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의학자들은 전망한다.

우선, 암은 이미 해답이 나와 있다. 조기 발견만 하면 대부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과거, 암이 죽음과 동일시됐던 것은 늦게 발견하기 때문이었다. 암을 찾아내는 효과적인 검진 방법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도 없었던 시절이라 증상이 나타나 암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모든 장기로 암이 퍼진 상태여서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암 덩어리'는 물론이고 '암 알갱이'나 '암 씨앗'까지 발견할 수 있는 첨단장비·검사법이 개발돼 있어 조기암 발견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각 병원마다 통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조기암(통상 1~2기 암) 상태에서 암을 발견하면 위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 등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의 5년 생존율(완치율과 동일한 의미)은 85~95% 수준이다. '0기암' 단계에서 발견하면 95~99% 완치된다. 때문에 검진 스케쥴에 따라 검사 받기만 하면 주요 암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장암은 정상 대장 세포가 용종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전하는데 10~15년이 걸리며, 0기 암이 1~2기로 자라는데도 수 년이 걸린다. 이렇게 '장구한' 세월동안 한번만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면 대장암 때문에 사망하는 일이 거의 없다.

물론 췌장암이나 혈액암처럼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암도 있고, 폐암이나 췌장암처럼 조기 발견해도 잘 낫지 않는 암도 있지만 머지 않아 이런 암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의학자들은 전망한다.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 등의 질병에 대한 대처는 암보다는 훨씬 복잡해서 쉽지 않다. 암이 특정 장기에 발생하는데 비해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등은 나쁜 생활 습관이나 유전자로 인해 몸 전체에 병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병의 원인이 밝혀져 있고, 병의 악화에 기여하는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흡연 등의 위험인자들은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혈압이나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이 있는데다 심근경색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응급의료시스템도 잘 정비돼 있어 당뇨병이나 뇌졸중 등이 문제가 돼 사망하는 연령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의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 2010.04.20 16:05 입력 / 2010.04.20 16: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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