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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스폰서' 폭로 정씨 재구속… 조사 본격화

화이트보스 2010. 4. 27. 10:41

"검사들과 정씨 대질 조사 양측이 원할 경우엔 실시"
진상규명위 오늘 첫 회의

이귀남 법무장관은 경남의 건설사 전 대표 정모(51)씨가 제기한 '검사 스폰서 의혹'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특검보다 더 혹독하게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희철 법무차관도 26일 KBS 라디오에 출연, "법무부검찰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검찰 진상 조사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특검(特檢)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데 따른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수면제로 추정되는 알약을 다량 복용해 자살 소동을 벌였던 정씨가 이날 재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진상 조사 활동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 진상조사단(단장 채동욱 대전고검장)은 27일 열리는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법대 교수)의 첫 회의에서 그간의 기초 조사결과를 보고한 뒤 본격적인 관련자 소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조사단은 일단 정씨를 이르면 27일 소환, 진정서 등 폭로문건에 담긴 내용들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정씨가 제기한 의혹을 ▲1990년대와 그 이전의 일 ▲2003년 등 2000년대의 일 ▲2009년의 일 등으로 팀을 나눠 동시 다발적으로 신속하게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사단은 정씨가 "검사들과 대질해달라"고 한 만큼 양측이 원할 경우 전·현직 검사들과 정씨의 대질 조사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성낙인 진상규명위원장은 최근 "폭로 문건에 나오는 전·현직 검사 전원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씨의 폭로 문건에 거명된 일부 검사들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상당 부분 과장돼 있다"는 입장을 주변에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2009년 3월 30일 룸살롱에서 성 접대까지 했다고 주장한 부장검사 2명은 "성 접대를 받은 일이 결단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들 중 한 사람이 같은 해 4월 13일 "부원들 회식을 좀 시켜달라"고 요구해 부하 검사 등 10여명과 룸살롱으로 2차까지 갔다고 했지만 2차 참석자로 거명된 검사 중 한 사람은 "정씨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고 2차 자리에 간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정씨가 말하는 '2차 접대 장소' 등의 매출 전표 확인과 종업원 조사가 이뤄지면 양측 주장의 진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씨의 재구속 여부를 심리한 부산지법은 이날 직권으로 구속 집행 정지 기간을 단축하고, 정씨를 부산구치소에 수감했다. 법원은 "피고인(정씨)은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등 중죄를 범해 구속영장 발부 당시 도주 우려가 있다고 소명이 된 사람인데, 자살을 시도하는 등 향후 법원의 여러 조치를 피하려 할 개연성이 있다"며 "정씨의 건강 상태가 구속 집행을 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작년 8월 구속됐으나 한달 뒤 지병 등을 이유로 법원에서 구속 집행 정지 결정을 받았다.